키 153센티 미터 자그마한 몸집에 머리는 이미 하얗게 센 아흔 두 살의 훌드 크룩스 (Hulda Crooks) 할머니. 여늬 미국 할머니 같으먼 햇볕드는 창가 의자에 앉아 돋보기를 고쳐쓰며 뜨개질을 하고 있겠지만 크룩스 부인은 그렇지 않다. 마라톤을 비롯해 나이가 여든 살이 넘은 여자끼리의 시합에서 세계 신기록을 8개나 세웠으며, 미국에서 가장 높은 휘트니산(높이 4천 4백 18 미터)을 스물 두 번이나 꼭대기까지 올랐다. 그녀가 ‘휘트니 할머니’라 불리는 것은 그런 까닭에서다.
연세도 드실만큼 드시고 체력도 젊은 시절에 비하면 고달프기 짝이 없을텐데 이렇듯 하기 어려운 일을 굳이 하려는 까닭은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크룩스부인은 이렇게 대답했다. "늙었다고 생각해 주저앉아 버리는 사람이야 말로 정말 늙은이입니다. 늙어서 주착 없다고 나를 흉보는 사람도 많이 있어요. 그러나 난 나이를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아무리 젊어도 움직이지 않고 게으른 사람이 오히려 늙은사람이라는 뜻이지요. 나이 따위는 나의 행동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어쩌면 난 세월의 흐름에 도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이렇게 당찬 ‘휘트니 할머니’가 ‘후지 할머니’로 벌명을 바꿀만큼 대단한 일을 또 한가지 해 냈는데, 그것이 바로 일본에서 가장 높다는 후지산을 정복한 것이다. 후지산은 일본 동경에서 동쪽으로 80킬로 미터쯤에 있는 산으로, 한 여름에도 꼭대기의 눈은 녹지 않고 남아 있다. 게다가 산이 부서지기 쉬운 화강암으로 되어 있어 몹시 까다로운 산으로 꼽힌다.
크룩스 할머니는 후지산에 첫 발을 내디딘지 사흘째되던 날 새벽 드디어 산의 정상을 밟았다. 자신이 하고자 마음먹었던 일을 해낸 뒤 느끼는 뿌듯함은 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라고 소감을 밝힌 할머니는 노인들에게 쉽게 무너지고 흔들릴 만한 일들이 너무 많은데, 이들에게 삶이 값어치있는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고 싶다고 했다. 또한 할머니는 산에 오른지 이틀째 되는 날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는데 그리 가파르지는 않아도 바위가 단단하지 못해 쉽게 부서져 걸음을 옮길 때마다 조심해야 했고, 그러다 보니 신경이 날카로와져 쉽게 지쳤다고 한다. 다행이 별 탈은 없었지만 할머니는 그때서야 몸이 아니라 마음이 지친것이라는 걸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금 스스로를 부추기며 나아갔는데 언제나 그렇듯이 중요한 것은 몸보다 마음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살아감에 있어 나이란 생각보다 더 큰 장애물이 되기 쉽다. 그러나 휘트니 할머니가 보여준 그 끈기와 도전 정신은 편안함과 안락함에만 안주하고자 자칫 매너리즘에 빠져 버릴수도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후지산의 일출은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크룩스 할머니가 후지산을 정복한 후 바라다 본 그 날의 일출은 그녀 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운 보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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