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진출 업소 중심 확산 움직임
기존 식당 백화점식 메뉴에 도전
한인 요식업계에 전문화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새로 진출한 업소들을 중심으로 순두부·칼국수·해장국 등 전문화된 음식 메뉴로 맛과 서비스의 질에 승부를 걸고 있다.
이들 업소들은 백화점식 메뉴를 당당히 거부한다. 전문화된 메뉴가 고유의 맛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고 더 좋은 맛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순두부면 순두부’하는 식으로 한가지 요리만 가지고도 승부를 걸 수 있을 만큼 한인 인구가 계속 팽창하고 있고 외식문화 취향도 다양해진 것이 전문화를 추구하는 요인이다.
지난 1월말 파인트리 플라자에서 오픈한 전통손칼국수(대표 신수철)는 칼국수 하나로 승부를 걸고 있다. 매니저 조성호씨는 “요리사 한 명이 갖가지 다른 음식의 맛을 낸다는 것은 어렵다”며 “맛을 떠나 이익 추구만으로는 요식업계에서 생존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이 업소는 충남 천안에서 40여년 가까이 ‘최박사 손칼국수’를 운영해온 어머니로부터 요리법을 배운 딸 최경희(38)씨는 “칼국수는 99%가 손으로 직접 만들어 독특한 면발을 유지하고 있다”며 “20여가지 재료를 24시간 끓여 만든 육수가 맛을 좌우한다”고 설명한다.
지난달 중순 도라빌 플라자내 문을 연 양평신내서울해장국(대표 이홍규)은 24시간 ‘해장국’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사장이 LA 본점에서 비법을 전수받아 직접 요리하는 등 주방장 겸 사장으로 해장국에 관한한 고객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음식은 한가지 맛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3∼4가지 재료를 가마솥에 넣어 24시간 푹 끓여낸 육수와 한국서 가져온 시래기로 맛을 내고 있다”고 말한다. 이 사장은 “하루 평균 300∼400명이 찾아와 재료가 모자랄 정도”라며 즐거운 비명이다.
LA에서 건너와 지난달 말 개점한 초당순두부(대표 유영창)는 섞어·버섯·해물 등 11가지 순두부 전문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유사장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공장에서 신선한 두부를 공급받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며 “주변에선 순두부 하나로 잘 될까 우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맛과 서비스를 최우선으로 삼으면 승산이 있다”고 전망한다.
또 LA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소공동 순두부’도 뷰포드 하이웨이에서 오픈할 채비를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져 이래저래 한인요식업계에 전문화 추세가 확산될 전망이다.
요식업협회 이희우 전회장은 “메뉴가 비슷비슷한 대형식당끼리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는 현 상황에 비춰볼 때 음식 전문화로 맛에 승부를 거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독특한 메뉴 없이 모두 엇비슷한 백화점식 메뉴로는 결국 업소들간 제살 깎아먹기식 과당경쟁을 피할 수 없게 돼 오히려 경쟁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게 이 전회장의 지적이다.
/김상국 기자 koreatime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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