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문 이사장 "도저히 앞이 안보이는 상태여서 불가피"
아시아나 은행과 나라은행간의 합병에 대해 일부 아시아나 은행 주주들과 자문위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인수합병이 최선의 선택이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아시아나은행과 일부 주주들에 따르면 합병 반대자들은 은행이 정상화 단계를 차근 차근 밟아가면서 경영이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나라은행에 은행을 넘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입장이다.
반대론자들은 지난 2달간 150여명의 고객을 통해 400만달러의 예금고를 기록하고 은행에 대한 분위기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는 등 정상화 단계로 가는 와중에 나온 이같은 결정을 받아드릴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종문 이사장은 "처음엔 은행다운 은행을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현재로서는 옴짝달짝도 못할 처지"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현재 은행관리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 은행은 최하등급(5·은행 폐쇄)에서 하나 높은 4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에서 투자가치도 없고 지점개설이나 대기업 유치 등을 할 수도 없는 처지"라며 "도저히 앞이 안보이는 상태"라고 강변했다.
일부 자문위원들은 "은행이 제궤도에 올라서 이익을 낼 경우 한인사회에 30만주를 환원하겠다고 말해놓고 주당 9달러선에 팔수 있으니까 넘겨 버리는 것은 한인들을 호도한 것 아니냐"고 흥분해 하고 있다.
이들 합병 반대자들은 또 이종문 회장이 은행을 팔아 버리는 만큼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약속한 300만달러를 한인사회에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양측의 주장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아시아나은행의 경영상태가 최악인 것은 이미 알려지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경영이 어려운 아시아나 은행을 현행 경영체제로 회생시킬 수 있느냐는 판단만 남게된다.
대주주인 이종문 이사장입장에서는 가능성이 있든 없든 은행을 팔 수 있고 경제적으로 이에 대한 법적인 문제는 없다.
다만 은행을 살릴 수 있는 데도 파는 것이라면 ‘북가주 한인자본 은행’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주주들과 북가주 한인들에게 협조를 요청해온 이종문이사장 입장에서 도의적인 문제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이사장 설명대로 회생불능 상태라면 문을 닫느니 매각하는 것이 주주들이나 예금주들을 위해 나은 것이라는 결론이다.
이번 합병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같은 객관적인 판단 이전에 이종문 회장으로부터 도덕적으로 배신을 당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일부 자문위원들은 지난 2달간 150여명의 고객 유치를 통해 400만달러의 예금고를 올리면서 "아시아나 은행은 절대 안넘어간다. 이종문 이사장은 믿을 만 하다"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합병 추진에 대해 당혹해 하고 있다.
자문위원중 한명은 "한마디 귀띰이라도 해주었다면 이렇게 놀라거나 배신감을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 은행의 주주 94명중 90명은 북가주 거주자들로 이들중 일부도 이번 합병 추진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이들은 아시아나 은행 재건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까지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이같이 반대의사를 나타내는 것은 나라은행에 합병돼 소액주주로 전락하기 보다는 로컬 은행인 아시아나 은행을 알차게 키워 이익을 얻고 목소리도 높일 수 있기를 원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주주와 자문위원들중 합병을 찬성하고 나서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경영부실과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데 튼튼한 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고 법적인 하자도 없다며 환영하고 있다.
주주들도 액면가에 못미치는 가격으로 합병이 되지만 나라은행의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생각할 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부분의 한인들은 이같은 주장들에 대해 대부분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자문위원들이나 일부 주주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이용을 당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종문 회장에게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법적인 책임은 없겠지만 도덕적으로는 일말의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인들은 합병 추진측이나 반대쪽 모두 ‘전체 한인사회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은행가에서도 이런 결정이 내려지기 까지 두 은행 관계자 사이에 어떤 이해관계의 일치가 있었는지 ‘진짜 배경’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홍 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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