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타 한인사회에 피해가 되면 양쪽 대회 모두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1일 한인회 주최로 열린 전미체전 긴급토론회에서 달라스 대회를 지지하고 있는 차승호 조지아축구협회 부회장의 말이다. 화합과 단합을 깨뜨려선 안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아틀란타 대회를 강행하려는 측은 한치의 양보도 없어 보인다. 어쨌든 지난 2001년 휴스턴대회 때 아틀란타를 차기 개최지로 결정했기 때문에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이날 토론회에서 한 체육계 인사는 “전미체전은 체육인들이 참가하는 대회”라며 “체육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전미체전에 대해 왈가왈부한다”고 투덜댔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전미체전이 경기인들만의 잔치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자원봉사나 식당 등 업소, 또는 한인단체 인사 등 경기인 이외 한인들이 음으로 양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또 전미체전을 둘러싼 분란은 바로 재미대한체육회의 조직과 운영에서 찾아야 한다. 5명이 회장을 자처하면서 10년 넘게 법정소송 등으로 정통성을 주장하며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바로 분열의 씨앗을 뿌린 셈이다. 이들 5명과의 학연·지연 등에 따라 각 도시 한인체육인들이 이쪽 저쪽 줄을 서면서 체육계가 사분오열돼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또 대한체육회의 인준 여부가 분란을 부채질하는 것 같다. 재미대한체육회장은 총회에서 각 지회의 대의원들에 의해 선출되는 자리다. 물론 과거부터 대한체육회는 재미대한체육회를 해외조직으로 인정하고 연간 3만달러에 이르는 예산을 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미주 한인들이 뽑은 재미대한체육회장이라고 해도 대한체육회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대한체육회의 눈 밖에 나기라도 하면 예산은 커녕 인준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또 전국체전에 미주 동포팀의 참가도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된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재미대한체육회가 생긴 것도 바로 이런데서 연유한다. 예컨대 한 사람이 대한체육회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 대한체육회는 다른 사람을 회장으로 인준해준다. 그러면 소송을 건 사람은 대한체육회의 해외지부가 아닌 독자적인 재미대한체육회를 만들게 된다.
이런 이유로 재미대한체육회는 복잡한 소송과 알력에 얼키고설켜있다. 재미대한체육회의 분란을 분석하려면 웬만한 역사책 몇 권을 섭렵하는 것 보다 더 어렵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런 재미대한체육회가 전미체전을 열려고 하니 개최지가 양분되는 것이다. 2세들에게 기상을 심어주고 미주동포의 화합과 단합으로 한민족 힘을 보여주는 것이 전미체전의 정신이다.
그럼에도 재미대한체육회의 정통성 시비로 전미체전이 화합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전미체전을 꼭 치러야 하느냐는 회의감이 드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면 선택의 길은 두가지다. 화합해서 한 곳에서 치르든가, 양쪽에서 치를 바에는 전미체전을 아예 포기하는 것이다. 화합과 단합을 모토로 내건 전미체전의 정신을 되새겨 볼때다.
김상국 기자 /koreatime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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