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그녀’ 이유있는 인기
반환점을 돈 MBC TV <위풍당당 그녀>(극본 배유미, 연출 김진만)가 피치를 올리고 있다. 시청률 20%를 넘으며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방송 초반엔 간신히 10%에 턱걸이했던 시청률이 SBS TV <올인>의 종영과 동시에 두 배로 껑충 뛰어 올랐다.
배두나의 재미있는 캐릭터와 신성우의 ‘매력 바이러스’가 뒤늦게 안방 극장에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출생의 비밀과 전형적인 선악 대결, 백마 탄 왕자 캐릭터 등은 다소 진부한 설정이지만 <위풍당당 그녀>에는 시청자를 끌어 들이는 특별한 뭔가가 있다.
▲ 탄력 받은 아줌마
<위풍당당 그녀>의 인기 원동력은 단연 배두나다.
예뻐 보이는 데 혈안이 된 또래 연기자들과 달리 배두나는 자신이 맡은 ‘은희’ 캐릭터에 퐁당 빠져 신명 나게 연기하고 있다. 연기를 즐기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다.
그는 드라마 출연에 앞서 자신과 굳게 약속 했다. “되도록 예뻐 보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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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의 아줌마 캐릭터는 이번이 두 번째다.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영화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이미 애를 업고 방방 뛰어 다니는 코믹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대본 세 장으로 연결된 장문의 대사를 NG 한 차례 없이 단번에 OK를 받아내는 배두나의 집중력 역시 <위풍당당 그녀>의 숨은 인기 비결이다.
배두나는 흥행 영화가 없음에도 출연료가 급상승하는 몇 안 되는 배우다. 한 충무로 관계자는 이를 “배두나 만의 매력”이라며 “곧 개봉할 <튜브>를 시작으로 배두나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 17회로 종영 결정
연장 방송 소식에 귀를 쫑긋거린 시청자들에겐 다소 실망스럽겠지만 17회로 한 회 연장될 뿐이다. <로망스>도 썼던 배유미 작가가 “드라마 완성도를 위해서라도 더 못쓴다”고 버틴 탓(?).
시청자들은 매력남 신성우 앞에서 방귀를 뀌어대고 신성우가 키스를 시도하자 기다렸다는 듯 ‘오바이트’를 해 무드를 깨는 데도 배두나가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사랑에 실패한 미혼모에다 여성스럽고 조용하고 참한 이미지와 담 쌓은 듯한 발랄, 오버 캐릭터가 정말 사랑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드라마를 지지하는 많은 여성 시청자들은 배두나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게 된다. 예쁘고 착해 보여야 한다는 신데렐라, 콩쥐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도 얼마든지 로맨스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지켜보는 건 흐뭇한 일이다.
배두나를 미워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이런 싱싱함과 건강함이다. 도회적인 이미지의 김유미와 180도 대비되는 배두나는 촌스럽지만 누구보다 건강미가 물씬 풍긴다. 신성우도 “배두나와 ‘투 샷’을 찍을 때마다 긴장되는 게 사실”이라며 “나이로는 후배지만 연기는 타고난 배우”라고 치켜 세웠다.
▲ ‘…임에도 불구하고’ 식 사랑
<위풍당당 그녀>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만화 설정도 재미 요소다. 예쁜 옷을 입고 기뻐 날뛰던 배두나가 계단을 내려가다 사지를 떨며 넘어져 있는 모습 등 중간 단계를 건너 뛴 일명 ‘점프 컷’이 드라마의 감칠맛을 돋운다.
그러나 <위풍당당 그녀>의 진짜 매력은 가벼워 보이는 설정과 캐릭터 이면에 묵직한 주제가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은 각각 결함을 가진 두 남녀 주인공의 헌신적인 사랑 앞에 자연스럽게 무장 해제 되며 자기 동일시를 한다. 제작진은 “사랑은 ‘…때문에’가 아니라 ‘…임에도 불구하고’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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