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부부 함께 출연하면 흥행 죽쑨다

“지겨운 염문, 화면까지 보나”관객 외면
8월개봉 ‘질리’ 로페스-애플렉커플 전전긍긍

지금 이같은 스타 커플의 저주론(?)의 표적이 되고 있는 한 쌍이 제니퍼 로페스와 벤 애플렉. 두 사람은 지난해 갱스터 코미디 ‘질리’(Gigli)에 함께 나오다 눈이 맞았는데 그 뒤로 둘은 중인환시리에 서로를 애무하고 입맞추면서 떨어지지를 않아 연일 미디어의 각광을 받고 있다. ‘질리’는 8월에 개봉된다.

로페스와 애플렉은 이 영화에 이어 로맨틱 드라마 ‘저지 걸’(Jersey Girl)에서 부부로 나오는데 이 영화는 11월에 개봉된다. 과연 태블로이드의 총아들인 두 사람이 나오는 2편의 로맨스 영화를 팬들이 석달 간격으로 모두 봐 줄 것이냐는 점을 놓고 지금 할리웃의 가십꾼들은 입방아를 찧고 있다. 더군다나 ‘질리’는 관객 반응 시사회에서 매우 나쁜 반응을 받아 이 영화 때문에 좋은 반응을 받은 ‘저지 걸’마저 팬들이 외면할지 몰라 제작진을 전전긍긍케 하고 있다.

스타들이 영화 촬영 도중 사랑에 불이 붙을 경우 감독이 이같은 뜨거운 성적 긴장감을 제대로 포착하면 흥행 불길에 기름을 붓게 되는 수도 있다. 그 대표적 영화가 스티브 매퀸과 알리 맥그로가 주연한 갱 영화 ‘겟어웨이’(Getaway·1972). 모두 기혼자였던 두 사람은 텍사스서 영화를 찍을 때 사랑에 빠져 각기 본래의 짝을 버리면서 스캔들을 일으켰었다. 그런데도 팬들은 둘의 부정한 결합에 매력을 느꼈는지 영화는 빅히트를 했다.

이와 같은 또 다른 경우로는 ‘천둥의 날들’에서 만난 탐 크루즈와 니콜 키드만, ‘멍청하고 더 멍청해’에서 주연한 짐 캐리와 로렌 할리가 있다. 두 팀은 스크린 로맨스를 인연으로 결혼했으나 현재는 모두 남남 사이. 또 얼마 전 개봉된 청춘 로맨틱 코미디 ‘방금 결혼했어요’에 주연한 애쉬턴 쿠처와 브리타니 머피도 스크린 밖의 연인이 되었으나 최근 헤어졌다. 영화 속에서 만나 부부가 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커플들로는 탐 행스와 리타 윌슨(‘자원봉사자들’·1985)과 워렌 베이티와 아넷 베닝 (‘벅시’·1919) 등이 있다.

그러나 일단 두 스타가 소문난 연인 사이거나 부부일 경우 그들이 함께 나온 영화는 실패를 한 경우가 많다. 크루즈와 키드만의 ‘머나 먼 나라’와 ‘눈을 크게 감고’, 마도나와 션 펜의 ‘상하이 서프라이즈’, 멜라니 그리피스와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투 머치’, 케빈 베이컨과 카이라 세지윅의 ‘파이리츠’ 및 알렉 볼드윈과 킴 베이싱어의 ‘겟어웨이’(1972년판의 신판) 등이 그 예. 그리고 결혼은 안 했으나 부부 관계인 골디 혼과 커트 러셀이 나온 ‘오버보드’와 부부인 베이티와 베닝이 주연한 ‘러브 어페어’(케리 그랜트와 데보라 카 주연의 ‘잊지 못할 사랑’의 신판)도 흥행서 참패를 했었다.

평소에도 연인과 부부로서 키스하고 잠자리에 함께 드는 사람들의 애정 제스처를 스크린으로 보는 것은 김 빠진 맥주 마시는 기분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매퀸 과 맥그로의 ‘겟어웨이’ 경우와 달리 스크린에서 불륜의 로맨스를 불살랐다 팬들의 외면을 당한 경우도 있다. 둘 다 기혼자였던 리즈 테일러와 리처드 버튼은 ‘클레오파트라’에서 주연하다 사랑하게 됐으나 이 영화는 할리웃 사상 흥행 최악의 영화 중 하나로 남아있다. 그리고 유부녀 멕 라이언과 플레이보이 러셀 크로우는 ‘생존의 증거’에서 공연하다 사랑에 불이 붙어 큰 스캔들을 낳았는데 팬들은 ‘아메리카의 스위트 하트’인 라이언이 외도한데 실망, 영화를 보이콧했었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