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척, 잘난 척, 멋있는 척 - 삼척동자
‘바람직한 미스 코리아의 탄생은 사랑의 완성에서 출발.’
합숙 9일째를 맞은 2003 미스 코리아 후보 56명은 본지가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반드시 겸비해야 할 심성으로 꼽았다. 합숙을 통해 자신들 스스로 주위를 사랑할 수 있는 자질을 함양하고 있음에 기뻐하고 있었다. 반면 자신밖에 모르는 ‘~척’하는 남성을 가장 싫어했다.
◆열린 마음을 배울 수 있었다
“첫날의 경쟁심은 온 데 간 데 없다. 오히려 많은 친구들과 두터운 우정을 쌓는 게 즐겁다.”(미스 전북 진 박지예)
“정신대 할머니와 광주 망월동 5ㆍ18 민주화 묘역 방문 등은 교과서적 지식만 갖고 있던 나로서는 충격적 경험이었다. 가슴 속으로 민족의 아픔을 느끼는 기회였다.”(제주 미 김민정)
‘본선 대회 합숙 소감’을 묻는 질문에 56명 후보들 대부분은 ▲출신ㆍ나이ㆍ성격ㆍ취미 등 다양한 후보들과 우정을 쌓고 ▲정신대 할머니, 5ㆍ18 민주화 묘역, 서희 부대 방문 등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큰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길지 않은 합숙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는 자신들을 보며 스스로 대견해 하고 있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고 있다. 미스 코리아는 외모 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알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울산 미 최안나) “더욱 한국인다운 한국인이 되어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애틀랜타 진 김주연) “선발 대회에 온 것 같지 않고 축제에 온 것 같다.”(대전ㆍ충남 선 김수희)
반면 “집이 너무 그립다. 군인들이 존경스럽다.”(경기 선 이유리) “먹는 게 너무 힘들다.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데 음식이 너무 맛있다.”(강원 미 김미경)는 등 톡톡 튀는 신세대다운 대답도 눈길을 끌었다.
◆밥 맛 없는 ‘3척’
“‘삼척동자’는 정말 싫어요.”
후보들은 ‘가장 혐오스러운 남자’로 자신밖에 모르면서 ‘있는 척’, ‘잘난 척’, ‘멋있는 척’하는 가식적 남자를 한목소리로 꼽았다. 여기에다 스스로의 능력은 눈곱만큼도 없으면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으로 거들먹거리는 남자를 ‘밥맛’으로 부르는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일부는 이기적이고, 느끼하고, 지저분하며 쓸데없이 말 많은 남성도 곁에 두고 싶지 않은 스타일로 선정했다. 키 작은 남자도 이 부류에 속했는데 다만 전제를 뒀다. “키도 작으면서 자신감도 없는 남자”가 이에 해당된다.
한편 ‘가장 매력적 남자’로는 “자신이 맡은 분야에 최선을 다하는 남자”를 제일 많이 꼽았다. 능력을 겸비하고 지혜로움까지 갖춘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과 후 자신의 삶을 즐길 줄 아는 남자라면 금상첨화.
“유머 감각이 있는 남자”도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온갖 재롱으로 내 화를 풀어 주려고 노력하는 남자”를 기다리는 공주도 있었다. “가장 우선 순위는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남자”라는 대답에선 부모에 대한 사랑이 엿보였다.
한편 후보들의 외모에 걸맞은 “남자다우면서도 잘 생긴 남자”를 기다린다는 대답도 적지않아 솔직함을 드러냈다.
송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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