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스탐, 공동 96위로 4타차 컷탈락
PGA투어 콜로니얼 토너먼트
‘골프 여제’의 PGA투어 도전은 결국 눈물과 함께 막을 내렸다.
하지만 그것은 아쉬움이었을 뿐 실패와 좌절의 눈물은 아니었다. 비록 결과는 목표에 미치지 못했으나 그 과정에서 보여준 골프여왕의 도전정신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고 마지막 18번홀을 향하는 그녀에게는 역사상 그 어느 챔피언도 받아보지 못한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58년만에 처음으로 PGA투어 대회에 도전한 여성골퍼 아니카 소렌스탐(32)은 결국 컷 통과에 실패했다. 23일 텍사스 포트워스의 콜로니얼 컨트리클럽(파70·7,080야드)에서 벌어진 뱅크 오브 아메리칸 콜로니얼(총상금 500만달러) 2라운드에서 소렌스탐은 전날에 이어 또 다시 버디는 1개에 그친 반면 보기 5개를 범해 4오버파 74타를 쳤으며 이틀합계 5오버파 145타로 1오버파 141타에 끊긴 컷오프선에 4타가 모자랐다. 2라운드를 마친 111명 가운데 공동 96위. 공동선두 케니 페리와 댄 포스만(8언더파 132타)과는 13타차였다. 그녀보다 못한 성적을 올린 남자선수는 11명으로 그 가운데는 지난해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인 크렉 퍽스도 끼어 있었다.
전날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선전을 하면서 모든 에너지를 다 소진했는지, 아니면 엄청난 압박감에 눌렸는지 이날 소렌스탐의 플레이에는 트레이드마크인 냉정함과 예리함이 모두 결여되어 있었다. 또한 이날 라운드는 소렌스탐이 남자선수들에게 가장 떨어지는 분야가 파워가 아니라 숏게임이라는 사실을 확연하게 드러냈다. 2번홀에서 8피트 버디펏을 성공시킨 것을 제외하곤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버디찬스를 잡지 못했고 그린 사이드에서의 칩샷이나 롱퍼팅은 PGA투어 선수들에 비해 한 단계 아래였다.
소렌스탐은 이날 초반부터 다소 무리하게 느껴질 만큼 핀을 직접 공략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전날 한 번도 벙커에 빠지지 않았던 소렌스탐은 이날 1, 3번홀에서 모두 직접 핀을 노리다 볼을 벙커에 빠뜨렸으나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2번홀에선 이날 유일한 버디를 잡으며 이븐파로 내려가 컷 통과의 희망을 안겨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콜로니얼에서 ‘끔찍한 말발굽(Horrible Horseshoe)’로 불리는 3개홀의 마지막인 5번홀에서 티샷이 오른쪽 숲 방향으로 향하면서 첫 보기를 범했고 이때부터 미끄럼틀 라이드가 시작됐다. 다음 6번홀은 코스에서 가장 쉬운 홀이었으나 소렌스탐은 어프로치샷이 짧은데 이어 칩샷마저 미스하며 보기를 범했고 이어 8, 10, 12번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튀어나오며 소렌스탐의 컷 통과 희망은 사실상 꺼지고 말았다.
하지만 골프여왕은 끝까지 진지하게 경기에 임해 다음 6개홀에서 모두 파를 기록하고 경기를 마쳤다. 라운드 파트너들과 포옹하고 열광적으로 환호하는 갤러리들에게 환한 얼굴로 답례하며 필드를 떠나던 소렌스탐은 끝내 흘러나오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스코어카드에 사인하면서 다시 한 번 눈물을 흘렸다. “정말 (이날) 끝나지 않기를 바랬다”면서 컷 탈락의 아쉬움을 토로한 소렌스탐은 “내가 오를 수 있는 곳까지 올랐고 정말 가치있는 도전이었다. 후회는 전혀 없다.
하지만 내 능력으로는 넘기 어려운 벽이었다”고 말해 남녀간의 현격한 격차를 시인하면서 앞으로 LPGA투어에 전념할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그녀는 “만약 여자선수가 초청받거나 예선을 통과할 만큼 실력이 있다면 이곳(PGA투어)에 나올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해 장차 다른 여성의 PGA투어 도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찬성의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소렌스탐은 오는 30일 일리노이주 오로라에서 막을 올리는 LPGA투어 켈로그-키블러클래식에 출전할 계획이다. 소렌스탐은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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