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라이프 스타일 칩거형서 외출형으로
체육관·영화관등 외출 늘어
소매체인 재빨리 판매전략 수정
안방 장비서 야외용품 대체
가족끼리의 칩거를 즐기던 ‘둥지형’ 미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최근 들어 알을 깨고 바깥으로 나오는 ‘외출형’으로 변하고 있다. 대중의 소비 패턴과 라이프 스타일을 파악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기가 저조하다는 요즘 놀랍게도 많은 숫자의 인구들이 체육관, 식당, 영화관 심지어는 도서관까지 몰려나오고 있다. 경기가 좋을 때는 갖출 것 다 갖춘 집안에서 끼리끼리 즐기다가 불경기에 접어들자 “이웃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호기심 발동과 함께 서로 만나고 웃고 부딪혀 보고 싶은 원초적인 본능이 되살아난 것일까?
영화 좋아하는 김씨 가족은 몇년 전 롱비치에 새 집을 지으면서 패밀리룸에 멋진 엔터테인먼트 센터도 함께 마련했다.
대형 스크린 TV와 함께 팬시한 DVD 플레이어도 갖춰 놓고 인공위성까지 연결해 푹신한 소파에 앉아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에서 금방 튀겨낸 팝콘을 먹으면서 온 가족이 안방 영화를 즐겼다.
그러나 요즘은 팝콘을 튀길 일도, 리모콘 가지고 아이들과 싸울(?)일도 없어졌다. 온 가족이 주말이면 영화관으로 가서 영화를 보기 때문이다.
“이제 집에서만 영화를 보는 것은 지루하다. 세상 속으로 걸어나가 사람들 속에 어울리고 싶다”는 것이 김씨 가족의 외출 이유이다. 불경기인데도 미전국적으로 짐(gym) 멤버 등록은 1년 전보다 7%가 늘었고 캐주얼한 식당에서 외식을 즐기는 인구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심지어 파머스 마켓으로 샤핑 나오는 인구도 작년에 10∼12% 가량 많아졌는가 하면 조류관찰, 각종 스포츠, 파티 등 사람들은 자꾸 외출할 구실을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 동향을 연구하는 플로리다 대학의 에릭 고든 교수는 “닷컴 붐 때 시작한 미국인들의 칩거가 9.11테러와 이라크 전쟁 등으로 너무 길어졌고 사람들은 이제 가족끼리만 파묻혀 있는 둥지형에 싫증이 났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런 소비자들의 패턴을 조심스레 관찰하고 적용하고 있는 것은 마케팅과 소매업체들.
호경기로 접어들던 1998년 이후 러그 및 각종 집안 액세서리를 3,330억달러까지 팔아왔던 소매업소들은 요즘은 외출용 도구 판매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샤핑몰들은 중앙에 사탕 접시와 소파를 갖춘 ‘가짜 거실’을 만들어 놓고 둥지를 박차고 나온 외출족들을 환영할 준비에 들어갔고 소매체인들도 플라스마 TV나 플레이스테이션 등 집에서 즐기는 도구보다는 디지털 카메라, 망원경, 운동복, 슬리핑백 등 외출형 도구판매로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다.
<정석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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