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가 취미…집에서도 직접 주방일 도맡아
자신이 개발한 메뉴와 소스 조화이뤄 감칠맛
210번과 10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곳에 라번(La Verne)이라는 도시가 있다. 조용하고 어쩐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전원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곳이다. 사람들로 북적대지 않고 교통량이 많은 것도 아니면서 어쩐지 싱그러운 바람 속에 사람 사는 활기가 느껴지는 그런 곳이다. 이 곳의 라번 대학(University of La Verne) 옆에 한인이 운영하는 일식집 ‘아오끼’가 있다.
아오끼의 주방장겸 주인 최길환씨(45·사진)는 요리가 취미이고 좋아서 집에서도 직접 요리를 하는 진짜 요리사다. 보통은 자신이 직업으로 갖고 있는 일을 집에서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목수의 집에는 지붕이 새고, 요리사의 자녀들은 라면을 자주 끓여먹고, 성악가의 자녀들은 엄마나 아빠가 노래하는 걸 들을 기회가 더 적은 것과는 대조적인 일이다.
주중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그리고 주말에는 오후 11시까지 영업을 하는 아오끼에서 힘든 일을 마치고 집에 와서 또 주방에 서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최씨는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옆에서 부인이 보조를 해주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어머니의 음식 솜씨가 뛰어나 청와대에 초청되어 가서 음식상 차리는 것을 도왔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맛있는 음식만 먹었다는 최씨는 “음식은 정성이고, 만드는 사람이 조금만 시간을 더 들이고 조금만 더 마음을 써서 손님을 대접하면 그 마음이 전해져서 맛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런 최씨가 미국에 이민와서 처음 갖게 된 식당이라 아오끼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아오끼를 인수하기 전에는 요바린다에 위치한 일식집 오이시에서 일을 했는데, 선하고 친절한 오이시 주인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아오끼와 최씨의 자랑은 소스이다. 보통 일식에는 수많은 소스가 사용되지만, 일식집에서는 그다지 많이 찾아볼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이유는 소스를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걸리면서 특별히 맛있게 만들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아오끼가 자랑하는 스페셜 롤 중 새우레몬박스는 전통적 일본의 박스 스시의 변형으로,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큼직한 크기와 화려한 색상을 자랑한다. 누름틀 밑에 먼저 연어를 깔고, 그 위에 밥을 한 겹 깐 후, 새우와 게살과 아보카도를 차례로 얹고, 그 위에 다시 밥을 한 겹 더 입혀서 눌러준 후, 꺼내어 뒤집어서 썰고 그 위에 주방장의 특별 소스를 뿌린다. 소스는 마요네즈, 폰즈, 마사고, 레몬을 섞은 것으로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별미이다. 연어와 밥과 게살과 새우와 아보카도의 색상이 어우러지는 것도 환상적인데다, 그 모든 재료들이 소스와 너무나 잘 조화를 이룬다. 가격은 10.50 달러.
최씨가 직접 개발한 스페셜 메뉴 중 트윈 픽 (Twin Peak)이라 이름을 붙인 전채 요리가 있다. 연어를 얇게 펴서 깔고 그 위에 게살과 아보카도와 소스를 얹은 후 김으로 만 다음에 전체를 광어로 다시 싸서 오븐이 굽는다. 어느 정도 구워진 후 꺼내서 소스를 끼얹어서 다시 굽는데, 이 때 쓰는 소스는 마일드 핫 소스이다.
마일드 핫소스는 핫소스에 마요네즈, 케첩, 참기름, 가쓰오 부시 등을 섞어서 만드는데, 핫소스만 쓰면 너무 매워서 많이 뿌릴 수 없는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스라고 한다. 이렇게 소스를 마지막에 얹어서 구운 것이 다 익으면 손님에게 내가기 전 장어 요리에 바르는 스윗 소스를 한 번 더 얹고, 마지막으로 마사고와 파와 깨로 장식을 한다. 손이 많이 가는 것에 비해 가격은 6.50달러로 저렴하다.
아오끼의 주소는 2307 D Street, La Verne, CA 91750 이고 전화번호는 909-593-2239 이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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