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던가. 5공 시절부터 따져 보면 그 세월이 20년이 넘는다. 그 긴 세월 LA 한인사회에는 한가지 변하지 않은 게 있다.
이러 저러한 이름의 간담회다. 항상 같은 레퍼터리로 20여년을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온다. 장관이 온다. 그러면 ‘동포 간담회’라는 걸 가진다. 취지가 그럴 듯 하다. 미주한인 사회의 의견을 듣고 한국의 의정에, 국정에 반영한다는 것.
구름같이 사람이 몰린다. 취지도 아주 훌륭한 데다가 또 간담회를 가질 정도면 상당히 지체가 높은 분이기 때문이다.
진행은 그러나 항상 천편일률이다. 높은 분이 일장 연설을 한다. 그리고 그 분에 대한 찬양성 환영사로 끝난다.
5공시절 신군부의 실세라는 사람이 와 간담회가 열렸다 하면 반드시 이런 식이었다. 분위기가 하도 지엄해 정답게 말이 오간다는 건 언감생심, 될법한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문민시절, 햇볕시절에 달라진 게 있느냐 하면 그도 아니었다. 달라진 게 아주 없지는 않다.
예전에는 그래도 제법 유명세가 붙은 정치인이나 와야 열리던 간담회가 ‘대중화’된 것이다. 국회의원 정도의 신분이면 말할 것도 없다. 지방자치제 의원들도 왔다 하면 여는 게 ‘미주동포 간담회’기에 하는 말이다.
그 동포 간담회의 면모가 또 달라졌다는 소식이다. 문희상 비서실장의 동포 간담회가 그 새로운 패턴이다.
종래에는 한국서 오신 높은 분을 누군가가 소개하고 통성명하는 절차라도 있었다. 이게 완전히 빠졌다는 것이다. 의전 절차가 완전히 무시된 간담회였다는 이야기다.
사람들이 자리를 잡자마자 높은 분은 곧 바로 말씀에 들어가 1시간여를 ‘참여 정부’의 개혁에 대해서만 일방 연설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악수를 하는 절차로 끝이었다는 것.
확실히 달라진 또 다른 면모는 주최측의 언론 접근방법이라는 게 이번 간담회와 관련해 나온 또 다른 주위의 평이다.
참여정부의 개혁정책을 미주 사회에 홍보하는 게 간담회 취지인 모양인데 현지 언론 취재팀은 아예 참여할 기회를 배제해 나온 말이다. 한 마디로 ‘연구대상감’이라는 전언이다.
결론은 그러면 무엇이냐. 한 참석 인사는 이런 식으로 정리했다. “LA 한인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
<옥세철 논설실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