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된 김병현(24)이 3일 오후 4시(LA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김병현은 지난 1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레드삭스 멤버로 데뷔, 1이닝을 던지며 3안타 2실점하는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어디까지나 그 경기는 새로운 리그(아메리칸리그-AL)에서 감을 얻기 위한 시험적인 것이었고 진짜 시작은 3일 등판부터다.
공교롭게도 레드삭스에서 갖는 첫 선발경기의 상대는 생소한 아메리칸리그 팀이 아니라 내셔널리그(NL)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여러 번 만나 낯익은 파이어리츠다. 김병현은 생애 통산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8게임에 나섰으며 승패없이 3세이브를 기록했고 10이닝동안 5안타로 1점만을 내줘 방어율 0.90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 성적은 구원투수로 기록한 것으로 선발대결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어쨌든 리그를 바꾼 김병현으로선 생소한 팀과 타자들 대신 여러 번 대결해 자신감을 갖고 있는 상대를 만났다는 점에서 부담이 덜한 매치업이다. 더욱이 경기장소도 피츠버그 PNC팍으로 전혀 낯설지 않다.
김병현은 레드삭스에 간 뒤 극도로 폐쇄적이던 D백스 시절과는 달리 상당히 자신을 오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성장기에 가장 좋아했던 팀이 레드삭스였다고 밝히며 이번 트레이드를 반겼고 뉴욕 양키스테디엄에서 벌어진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홈런을 맞으면서 소위 ‘밤비노의 저주’의 실체를 경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이듬해인 2002년 양키스테디엄에서 세이브를 기록하는 마지막 아웃을 잡아낸 뒤 볼을 레프트펜스 뒤로 집어던진 것은 양키스를 상대로 "거기로 한 번 더 칠 테면 쳐봐라"라는 무언의 시위였음도 털어놓았다. 양키스를 상대로 감정의 앙금을 여과없이 풀어놓은 그의 행동은 양키스의 영원한 앙숙 레드삭스로서는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레드삭스는 지금 지난 2001년이후 최악인 5연패의 늪에 빠져있고 5월 팀 방어율이 5.56에 달하는 등 팀이 흔들리고 있다. 김병현이 이런 분위기를 바꿔놓는 스팍플러그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3일 등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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