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 청소년 전국대회가 열리는 콜로라도 덴버에 초청 받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약 2,000명 정도의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오랜만에 십대가 된 기분으로 눈싸움하는 기쁨을 가져 보았습니다. 제가 맡은 일은 아이들이 여가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짜는 일이었습니다.
휴식시간에 볼링을 칠 사람을 모집하기 위해 토요일 1시30분과 3시30분에 사인업 하는 종이를 만들고 1시30분에 50명, 3시30분에 50명 정도 신청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줄을 서있던 학생들이 1시30분에 3명, 3시30분에 3명이 나란히 사인을 해서 비슷하게 신청하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 때 4명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3시30분에 신청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 온 아이들은 1시30분에 신청하라고 해도 계속 3시30분에 사인하고 3시30분 신청서가 다 차고 나서야 1시30분에 사인을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1시30분에 사인을 하면서도 3시30분에 치고 싶다고 볼멘 소리를 하면서 더 신청을 받으라고 졸라대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것을 보면서 군중심리의 무서움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보듯이 정치인도 소신 없이 정치인이 많이 서는 쪽을, 젊은이들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줄서기 쏠림 현상이 눈에 띄게 보이는 선거였습니다.
목회를 하다보면 줄서기 현상은 특히 덜 성숙한 교인일수록 더한 것 같습니다. 말씀이 누가 좋다하면 십년 다니던 교회도 헌신처럼 던져버리고 몰리고, 교회를 건축할 때가 되면 너도나도 소리도 없이 사라지고, 목사를 비판할 때가 되면 줄서서 소리치는 아우성 소리를 듣습니다.
교회를 오면 줄서는 곳이 몇 곳 있습니다. 밥을 먹기 위해 줄을 서고 기도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성도들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구석에서는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몸이 불편한 초췌한 권사님의 창백한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권사님의 손을 잡아주기 위해 줄을 서는 따뜻한 교인들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능히 당하나니 삼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전도서 4:12)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