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니까 뭐라는 사람이 없더군요.” LA외곽에서 패스트 푸드 스타일 식당을 하는 한 한인의 말이다. 그 이야기의 전말은 이렇다.
9.11 테러 후 장사가 영 신통치 않았다. 게다가 자신을 바라보는 고객들의 눈빛이 어딘가 달라진 느낌이다.
그뿐 아니다. 시비를 거는 사람도 가끔 있다. 이민 생활 20여년동안 처음으로 삶의 현장에서 맞딱드린 반이민정서라고 할까.
테러로 충격을 받은 여파려니 하며 참고 지냈다. 그런데 이라크 전쟁을 전후해 분위기는 더 터프해졌다.
한번은 단골 미국인과 대화를 나누게 됐다. 이야기가 그런데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민자들의 충성심에 대한 시비로 번진 것이다.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의 두 아들이 미육군과 해군 장교로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순간 그 사람의 표정이 변했다. 그리고 이후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아주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 때부터 제복을 입은 아이들의 사진을 꼭 지갑에 넣어가지고 다니지요.”
졸업시즌이다.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하는 한인 학생 사진이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수석 졸업자의 절반이 한인 학생이다.” “수십명의 한인 박사가 탄생했다.” 아예 시즌 기사가 된 느낌이다. ‘한인 학생=우수 학생’이란 공식이 성립된 착각마저 일으킬 정도다.
다소 색다른 졸업 뉴스가 눈길을 끈다. 사관학교 졸업기사다. 미국의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한 한인 학생들 기사다.
웨스트포인트 졸업자가 31명, 해군 사관학교가 7명, 공군사관 학교가 4명등 모두 42명의 한인 장교가 탄생했다는 것이다.
한인 사관학교 졸업이 눈길을 끈다는 건 다름이 아니다. 한인 장교수는 1,000명선을 바라보면서 중국계(485명), 일본계(394명) 등을 제치고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되어서다.
보다 많은 한인 의사가 나와야 한다. 변호사도 더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 과학자도, 기업인도 더 많이 나와 주류 사회에 진출해야 한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한국계 미군이다. 더 많은 한인 장교가 배출되어야 한다. 국토를 방위하는 임무에 자원하는 게 가장 당당하고 또 지름길로 가는 주류사회 진출이다. 해서 하는 말이다.
한인 졸업생들의 건투를 빈다.
<옥세철 논설실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