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여성 통역사들
미문화 이해부족 한인들 고충보며 눈물도
스트레스 많지만 자부심·성취감 커
가주내 30여명 활동, 남자들의 두배
“가장 좋은 점이 시간을 내 생활에 맞춰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족이 함께 여행도 다녀올 수 있고 아이들 픽업도 직접할 수 있어 남편과 아이들 모두 좋아합니다”3년전부터 법정통역사로 활동해 온 백선희씨(48). 한때 비즈니스도 운영해 보고 다른 직장에서도 일해봤지만 지금에 비하면 너무 여유없이 살았다고 회고했다.
한국에서 대학 4학년때 한 철학관련 원서를 번역하면서 이 부분에 나름대로 관심을 갖고 지내온 것이 통역사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는 백씨는 각종 한인관련 재판을 통역하면서 딱한 사정을 중계하며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가끔은 진땀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얼마전에는 자동차관련 소송을 통역하는데 설계과정과 작동 등에 관한 생소한 전문용어와 표현 때문에 마치 ‘고문’을 받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현재 주정부 법사위원회 시험을 거쳐 정식 면허를 받은 한인 법정통역사는 약45명, 이중 30명정도가 여성이다. 백씨처럼 시간활용이 다른 업종에 비해 용이해 직장인과 가정주부라는 두가지 일을 큰 차질없이 해낼 수 있는데다 비록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지만 도전감과 성취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 그만큼 여성지원들이 많다는 의미도 된다.
특히 인종과 언어, 문화 등 모든 것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이같은 요소들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 자체는 상당히 매력적이란게 이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그러나 법정안 대화를 가감없이 전달하다 보면 때때로 생각지 못한 돌발상황과 미 사법제도 및 문화에 대한 한인들의 이해부족 때문에 인간적인 갈등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15년전부터 이 일을 시작, 여성통역사중 최고참이면서 교통법정을 주로 맡고 있는 김영순(55) 통역사협회 회장은 “판사 앞에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는 준비하지 않고 계속 ‘억울하다’고만 주장하다 정도를 지나친 표현을 뱉어 내는 경우도 있다”며 “이같은 경우 재치로 넘어가지만 우리로선 아찔한 순간이 된다”고 고백했다.
이민법정을 주로 맡고 있다는 김현정씨도 “추방재판을 받으면서 변호사도 없이 무조건 배짱으로 밀고 나가려는 한인들도 있고 판사의 질문내용과 상관없이 ‘추방되면 갈 곳이 없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애걸복걸형도 있다”면서 “오히려 이같은 태도가 판사를 자극, 손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통역사들은 한인들이 법정에서 지켜야 할 자세를 알려주고 긴장감을 풀어주는데도 보이지 않는 신경을 쓴다. 김 회장은 “앞으로 한인사회에 재판운영 등에 관한 필요한 상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등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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