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사무총장 박상원 씨
“게딱지에 밥 비벼먹는 맛 환상적”
“진짜 요리하는 사람은 게장으로 솜씨를 평가한다고 합니다. 게만이 갖고 있는 싱싱한 맛을 양념으로 죽이면 안되고요, 간장으로 살리면서 담백하고 고소하게 담가야해요. 잘 못하면 비린내 나기 쉬우니까 특별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미주한인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이며 남양운송주식회사 대표인 박상원씨(46·유인대학 경영대학 총장)는 어릴 때 어머님이 담가주시던 간장게장의 맛을 잊지 못한다.
수원이 고향이라 남양만에서 잡아오는 게, 새우, 낙지 등 해산물이 풍부한 식탁에서 자랐는데 그중에서도 손바닥만한 바닷게를 바삭바삭하게 간장에 담가 먹었던 그 맛은 지금도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별미 중의 별미. 특히 다리와 몸에 붙은 살을 다 발라먹고 게딱지에 밥을 넣어 비벼먹는 그 맛은 뭐라 표현이 불가능한 환상의 맛, 온갖 맛과 영양이 다 녹아있는 ‘바다의 엑기스’라고 눈까지 지긋이 감으며 설명한다.
“게는 쪄서 먹는 것도 좋아하고, 양념장에 담근 게장도 맛있지만 간장 게장만큼 특유의 감칠맛을 내지는 못하지요. 다른 반찬 없어도 밥 한 그릇 뚝딱 비우는 것이 게장입니다. 아니, 다른 반찬과 섞어 먹으면 오히려 맛이 떫어지는 것이 특징이랄까요”
한국의 토속음식에 조예가 깊은 박씨는 맛있는 음식이 있다하면 서울에서 부산, 대구, 강원도 땅을 마다 않고 찾아가서 먹어보고야 돌아오는 식도락가. “한국음식이 건강식이고 장수식”이라고 자랑하는 그는 요즘 한창 발달하는 한국의 먹거리 문화에 관심이 많다.
“내가 이민온 80년까지만 해도 토속문화가 개발되지 않았었는데 요즘 나가보면 굉장합니다. 식당들도 한국적인 건축물에 미닫이 온돌방을 지어놓고 그 안에서 조상들이 쓰던 옛날 그릇에 음식을 담아 서브하지요. 토담집 같은 식당에서 대나무 통밥에 절음식도 먹을 수 있는 우리 음식문화가 자랑스럽습니다. LA에도 그런 토속음식점이 좀 생겼으면 좋겠어요”
입맛 까다로운 박씨가 간장게장 생각이 날 때마다 자주 들르는 식당은 로텍스 호텔내 한정식집 ‘여수’. 다녀본 곳 중 게장이 가장 싱싱하고 맛도 제대로 낸단다.
양념게장은 선하장이 잘 한다고 귀띔한 박씨는 그외에도 용수산, 강남회관, 그리고 징기스칸 샤부샤부 전문점인 서울회관을 맛있는 식당으로 꼽았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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