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웃, ‘눈’‘어두운 물’등 귀신스릴러 주류
‘조폭 마누라’등 한국영화 3편도 제작 추진

할리웃의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한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안 국가의 히트작들을 잇달아 리메이크로 만들고 있다. 특히 리메이크의 주요 장르는 귀신 스릴러로 현재 제작이 계획중인 이런 종류의 영화는 모두 3편이다.
탐 크루즈의 C/W 제작사는 현재 미국서 상영중인 홍콩 쌍둥이 감독 옥사이드와 대니 팽이 만든 모골이 송연한 초현실적 공포영화 ‘눈’(The Eye)의 판권을 사 곧 리메이크 제작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 20세기 폭스 사장 빌 미캐닉은 디즈니의 자금 후원으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일본 귀신영화 ‘어두운 물’(Dark Water)의 판권을 사 역시 곧 리메이크 제작을 시작할 예정.

그런데 ‘어두운 물’의 일본 감독은 ‘링구’(Ringu)를 만든 히데오 나카다다. 그리고 로버트 드 니로는 역시 나카다가 감독한 심리 스릴러 ‘혼돈’(Chaos)의 리메이크를 제작할 예정으로 주연으로는 베네시오 델 토로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홍콩의 2002년 최고의 히트작으로 앤디 라우가 주연한 범죄 스릴러 ‘지옥의 사건’(Infernal Affairs)도 리메이크로 만들어진다. 범죄조직 속의 형사와 경찰 속의 갱스터가 서로 자신의 정체는 보호한 채 상대방의 정체를 폭로하기 위해 격돌하는 내용. 브래드 핏이 이 영화를 비디오로 보고 워너 브라더스와 함께 175만달러에 판권을 산 뒤 내년에 리메이크 제작에 들어간다.

아시안 영화 특히 귀신 스릴러가 스튜디오의 입맛을 당기게 된 주요 원인은 ‘링구’의 리메이크인 드림웍스의 ‘링’(Ring)이 1억2,9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리며 빅 히트를 했기 때문. 이 영화는 빅 히트작들인 미국 영화 ‘블레어 위치 프로젝’과 ‘다른 사람들’(The Others)로 달구어진 팬들의 심리 공포영화에 대한 관심을 더한층 뜨겁게 자극하는 구실을 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지금 미국 관객들은 이런 형태의 영화를 매우 좋아하고 있다”면서 “스튜디오들이 귀신영화를 많이 만들고 또 잘 만드는 아시안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반드시 귀신영화와 범죄영화만 리메이크 대상으로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코미디도 여러 편 리메이크 제작 단계에 있는데 이중에는 특히 원작이 한국 영화인 것이 3편이나 된다.

그중 제일 먼저 제작에 들어갈 영화는 ‘조폭 마누라’(My Wife is a Gangster). 미라맥스가 현재 퀸 라티파(‘시카고’로 오스카 조연상 후보)를 주연으로 선정하고 제작 준비중에 있다. 그리고 드림웍스는 ‘엽기적인 그녀’(My Sassy Girl)를 미라맥스의 방계 제작사인 디멘션은 ‘광복절 특사’(Jailbreakers)를 곧 리메이크로 만들 예정이다. 이밖에도 미라맥스는 1997년 미국에서 개봉해 히트한 일본의 로맨틱 코미디 ‘춤을 추실까요’(Shall We Dance)를 곧 리메이크로 만들 예정. 주연으로는 이미 리처드 기어와 제니퍼 로페스가 선정됐다.

이들 코미디는 국경을 초월해 잘 이해될 수 있는 간단한 내용을 지녀 좋은 리메이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밥 오셔 미라맥스 제작사 사장은 말한다. 특히 리메이크의 원작인 아시안 영화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상영되지 않아 리메이크 제작시 원작에 충실치 않아도 되는 것이 또 하나의 플러스 요인.
미국 영화나 아시안 영화보다 미국 팬들에게 잘 알려진 유럽 영화를 리메이크로 만들 경우 원작과 너무 달리 만들었다가는 원작의 팬들에게 외면당할 위험부담이 따르고 있다. 그래서 요즘 메이저들은 히트 아시안 영화들을 입도선매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