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정화 "결혼을 몇 번 하는 지 모르겠어요"
엄정화(32)는 연예인으로서의 자신을 ‘양다리 인생’이라고 표현했다. 항상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해왔다는 말이다.
연예계 데뷔 당시 배우와 가수를 겸업했고, 이후 가수 활동에 주력하며 DJ로도 활약하더니 요즘엔 영화와 TV 드라마에 번갈아 출연 중이다.
물론 그 욕심은 밉지 않다. ‘하루 하루를 즐겁게 보내며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그의 신조 그대로의 치열한 삶이기 때문이다.
그가 주연한 영화 <싱글즈>(싸이더스, 권칠인 감독)의 개봉(7월 11일)을 앞두고 엄정화를 만났다. 그는 “<싱글즈> 홍보 활동하랴, KBS 2TV 월화드라마 <아내>의 막바지 촬영 하랴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라고 했다.
# 나도 베드신 잘하는데…
엄정화는 대뜸 “<싱글즈>를 마치고 난 뒤 무지 서운했다”고 했다. 공연한 동료 여배우 장진영은 베드신이 있는데 자신은 없다는 것, 꽤 괜찮은 애드리브가 많았는데 편집됐다는 것 등이 그 이유.
영화가 신통치 않다는 얘기? 엄정화가 펄쩍 뛴다.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다만 배우로서 더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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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살짝 들려준 촬영 중 에피소드. “지난 3월 옥탑방에서 장진영 이범수 씨와 함께 술 마시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날 따라 너무 추웠어요. 그래서 감독님 몰래 우리끼리 소주를 들이키고 이불을 뒤집어 쓴 채 한참동안 살아온 얘기를 나눴어요. 그랬더니 촬영 때 평소엔 생각지도 못한 애드리브가 마구 쏟아지더군요.”
# 동거? 서로 상처 받지 않을 준비만 돼 있다면…
<싱글즈>는 29살 동갑내기 노총각 노처녀 4명의 발칙한 사랑 얘기를 담고 있다. 극 중 엄정화가 맡은 역은 일과 사랑에 두루 자신만만한 캐리어우먼 동미.
영화 속 그의 대사(니가 내 맛을 알아?, 그거 너무 굳어서 그래, 너 거미줄 칠 때 됐잖아, 무릇 남녀 관계는 섹스로 시작해서 섹스로 끝나는 거지 등)는 야하기 이를 데 없고, 가끔 욕까지 튀어 나온다. 동거도 마다하지 않는다.
혼전 동거에 대한 그의 진짜 생각이 궁금했는데 즉시 ‘쿨’한 대답이 돌아온다. “서로 상처 받지 않을 준비가 돼 있다면 OK 아닌가요. 물론 상대에 대한 확신과 책임감도 있어야 겠죠.”
# 겹치기 출연? 문제 없다
엄정화는 <싱글즈> 촬영 때 KBS 2TV 월화드라마 <아내>에 겹치기 출연했다. 영화 속에선 ‘엽기녀’ 였지만 TV에선 한 남자만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여인. 영화 촬영장에서 ‘막말’을 밥 먹듯 하다가 드라마 촬영장에선 하염없이 눈물 흘리는 것이 어렵지 않았을까.
“차라리 쉬웠어요. 캐릭터가 비슷하면 ‘어떻게 달리 해볼까’ 머리를 싸맸을 텐데, 워낙 틀린 역이잖아요. 한복 입다가 드레스로 갈아입는 느낌이랄까. 물론 드라마 초반 우는 장면이 어려웠는데 요즘엔 문제 없어요.”
그는 “이 달 말 <아내> 촬영이 끝나는 대로 새 음반 작업에 몰두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당분간 영화는 안 한다는 얘기일까. “아니죠. 요즘 밀려드는 시나리오를 베개 삼아 자고 있는데요.(웃음)”
최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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