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고양이’ 20대 여성들 인기 독차지…시청률 26.1%
혼전동거·인터넷 소설 젊은층 키워드로 부상
MBC TV 월화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극본 민효정, 연출 김사현)가 파죽지세다.
지난 17일 6회 시청률 21.2%(닐슨미디어리서치)로 처음 20%대를 돌파하더니 24일엔 26.1%까지 치고 올라갔다. SBS TV <야인시대>, KBS 2TV <아내>를 멀찌감치 제치고 ‘월화 미니시리즈 삼국지’ 최강자로 자리를 굳혔다.
이 드라마의 가파른 인기 상승곡선은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젊은 세대들의 감각에 딱 맞춘 기획상품의 아이디어 승리이다.
<옥탑방 고양이>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 신세대에 매력적인 소재 ‘혼전 동거’
신세대에 매력적인(?) 단어인 ‘혼전 동거’를 수면 위에 올린 것이 딱 들어맞았다. 혼전 동거란 키워드는 성의 책임감에서의 자유를 꿈꾸는 신세대의 사고에 정확히 부합한다. 이는 다수의 동거 관련 사이트에서 많은 이들이 강한 호응을 보인다는 점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MBC 제작진은 <야인시대>의 주시청자를 10대와 장년층, <아내>는 아줌마 층이라고 판단하고 젊은 층을 소구 대상으로 강한 흡인력을 가질 수 있는 드라마를 기획했다.
<옥탑방 고양이>는 20대~30대 초반, 특히 20대 여성의 전폭적 지지를 얻고 있다. 공중파라는 공론화 채널의 수면 위에 ‘혼전 동거’를 올려 놓았다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 호화롭지 않은 주연들의 예상 밖 열연
이 드라마 캐스팅이 완료됐을 때 연예계 일각에선 ‘주인공이 약하다’ ‘이 정도 캐스팅이 시청자들에게 먹히겠는가’ 등 부정적 의견이 강했다.
제작진 또한 명성 만으로 일정 수준의 시청률을 보장해주는 톱스타를 잡고자 무척 노력했다. 톱스타 잡기 실패. 그러나 이런 예상은 출연자들의 기대 밖 열연으로 크게 빗나갔다.
정다빈은 파란 트레이닝복으로 대변되는 촌스런 복장과 화장기 없는 얼굴의 강수를 던지면서 ‘망가지기’를 자처했다. 여기에 천연덕스럽고 자연스런 모습을 펼치며 ‘연기력 부족’이란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김래원의 ‘오버 더하기 코믹’ 연기도 눈길을 붙잡는다. 전작인 <눈사람>에서 보여준 ‘느끼한’ 왕자의 캐릭터를 훌훌 벗고 ‘날라리’ 고시생의 모습을 선보이며 젊은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수 이현우의 연기자 변신도 성공적이다. 기대 이상의 편안한 연기로 극에 도움이 되고 있다.
▲ 인터넷 소설 전성시대
이 드라마는 지난 2001년 한 포털 사이트에서 인기 리에 연재된 김유리씨(필명 미야우)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사이버 세대의 주된 생활 공간인 인터넷에서 호응을 얻는다는 것은 그들을 소구 대상으로 한 ‘상품’으로 적합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얼마 전 역시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흥행 대박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검증 받은 ‘상품’은 형태를 달리 해도 신세대에게 어필한다는 공식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달 6일 시작하는 MBC 일요 아침극 <1%의 어떤 것>도 인기 인터넷 소설을 각색한 것이다.
<동갑내기 과외하기>가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옥탑방 고양이>는 인터넷 소설 ‘전성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고 평할 수 있다.
이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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