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이에 결승점 허용
‘밤비노의 저주’는 핵잠수함으론 풀 수 없는가.
김병현(24·보스턴 레드삭스)이 또 다시 뉴욕 양키스에게 쓴맛을 봤다. 비록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이던 지난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당한 ‘이틀연속 9회말 투아웃 동점투런홈런’의 악몽처럼 잔인하진 않았으나 이제는 양키스가 소속팀 레드삭스의 ‘역사적 앙숙’으로 팀이 바로 이 양키스를 잡아달라는 염원을 안고 그를 영입해 왔다는 점에서 패배의 뒷맛은 그때에 못지 않게 씁쓸했다.
7일 뉴욕 양키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주말 4연전 시리즈 최종전은 ‘레드삭스 vs. 양키스’의 라이벌 관계를 반영하듯 마치 플레이오프 같은 열기가 느껴진 열전이었다.
양팀 선발로 나선 레드삭스 페드로 마티네스와 양키스 마이크 무시나는 모두 에이스란 명성에 걸 맞는 인상적인 피칭을 했다. 마티네스는 삼진 11개를 뽑아내며 양키스 강타선을 7이닝동안 산발 5안타 1점으로 차단했고 이에 맞선 무시나는 한때 21명을 연속으로 잡아내며 레드삭스를 8이닝동안 단 2안타 1점으로 꽁꽁 묶었고 삼진 9개를 솎아냈다.
결국 경기의 승패는 이들 두 거인이 떠난 후에야 갈렸고 김병현이 또 다시 양키스테디엄 매직쇼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1-1 동점이던 8회말부터 김병현이 마티네스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자 양키스테디엄을 가득 메운 5만5천여 양키스팬들은 요란한 환호와 기립박수로 그를 맞았다. 물론 2년전 월드시리즈에서 김병현이 양키스에 안겨준 선물(?)을 기억하고 있다는 반응. 그리고 불행하게도 김병현은 또 다시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말았다.
비록 8회는 고의사구 1개를 내주는 것으로 잘 막았으나 9회말 뼈아픈 결승점을 내줬다. 더욱이 패배의 시발점이 하필이면 일본의 자존심 히데키 마쓰이였다는 점은 상처에 뿌린 소금처럼 김병현에게 속 쓰린 일이었다.
김병현은 9회말 선두 마쓰이에게 볼카운트 노볼 투스트라익의 유리한 상황에서 우전안타를 내준 뒤 흔들리기 시작, 이어 카림 가르시아의 중전안타와 호헤 포사다의 몸맞는 볼로 노아웃 만루의 위기에 몰렸고 로빈 벤추라를 삼진으로 잡아 한숨 돌렸으나 다음타자 커티스 프라이드의 땅볼타구를 2루수 터드 워커가 잡다가 놓친 뒤 홈에 늦게 송구하는 바람에 1-2 패전의 멍에를 쓰고 씁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시즌 7패(3승)째를 당한 김병현은 비자책점으로 방어율은 3.70으로 오히려 좋아졌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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