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할머니 팀이지만 멋지게 한국의 고전무용을 재현해 타민족들에게 한민족의 아름다움을 자랑하겠다.’
KCS 플러싱 한인 경로회관의 고전무용반이 오는 27일 퀸즈 보태니컬 가든서 열리는 다민족 축제의 출전을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이한 점은 고전 무용반원 대부분이 손자를 둔 60대 이상의 할머니들인데 설상가상으로 지도 강사 배재순씨는 1927년생으로 올해 일흔 여섯이다.
하지만 배재순씨는 사오십대가 무색할 만큼의 기력을 자랑하고 있다. 할머니 반원들이 동작을 제대로 따라하지 못하면 호통 치는 것은 예사고 자신이 직접 시범은 물론 함께 춤을 추다보니 남들보다 두 배로 더 몸을 움직이고 있다.
"24세 때 남편 몰래 고전 무용을 배우기 시작했으니 벌써 50년이 넘게 춤을 춰왔다"며 "도쿄에서 자라면서 당시 한국 춤을 현대화해 세계적인 무용가로 이름 날렸던 최승희씨의 공연을 두 번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이 춤을 배운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고향인 대구에서 10여년간 한국국악협회 대구직할시 지부장을 지냈고 특히 78년에는 한국국악협회로부터 전주대사습놀이 무용부 심사위원에 위촉되기도 했다.
한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배재순씨는 90년 1월부터 뉴욕지역에서 한국 고전무용 보급에 나섰다. 그 동안 한인교회와 코로나 경로회관, 뉴욕한인회관 등에서 고전무용을 가르치다가 지난해 9월부터 효신장로교회의 플러싱 경로회관에서 할머니반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배재순씨가 가르치는 춤은 궁중무, 부채춤, 국무, 장고춤, 농악설장고춤, 아리랑춤, 바라춤, 강강수월래 등이다. 특히 배재순씨는 "국가적인 기원을 하는 행사에서 추던 국무는 모든 춤의 기본"이라며 "국무를 배우지 않고 살풀이춤을 추는 것은 기본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재순씨가 이끄는 경로회관의 고전무용반은 그동안 어버이날, 한국전쟁, 각종 미국 노인 행사 등에서 공연을 해왔으며 오는 27일 다민족축제에서 타민족의 전통 예술과 한판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고전무용반원인 정녀(정성유학원장)씨는 "모두가 어우러져 북과 장고를 실컷 치고 춤을 배우다 보면 답답한 가슴이 확 뚫리는 것 같다"라며 "모두 열심히 배워서 꼭 멋진 솜씨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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