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재료사용이 비결”
주방장, 일식 만들기 3대째
맛· 정성· 분위기도 뛰어나
요즘 부모와 조부모의 직업을 이어받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노하우가 만만치 않음은 물론이요, 부모의 업을 내 업으로 삼는다는 긍지 또한 대단할 텐데도 그런 한인은 드문 것 같다. 그래서 토랜스에 위치한 일식당 삼학도를 방문했을 때, 주방장 리처드 백(34)씨의 집안이 서울 응암동, 북가좌동 등지에서 모두 일식집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더욱 반가웠던 것 같다.
백씨는 4년전 이민 와서 일식집 주방장 일을 정식으로 시작했지만, 오래 전부터 주방장이 되기 위한 교육은 시작되었고, 그렇게 보고 듣고 배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요리 하나하나에서 묻어나고 있었다.
삼학도는 한 자리에서 문을 연지 거의 20년이 된 전통있는 일식집. 전통만큼이나 맛과 정성과 분위기도 뛰어난 식당이라고 자랑하는 백씨는 특선 메뉴로 회덮밥과 아구찜을 소개했다.
회덮밥은 무순, 상추, 양상추, 깻잎, 당근, 빨간 배추 등 6가지 야채를 밥 위에 올리고, 사시미를 그 위에 얹은 후 참기름을 두른다. 그 위에 후리다께라 불리는 양념 깨소금을 뿌리고, 오이와 무 채 썬 것을 얹고, 사과와 쑥갓, 장어를 마지막으로 올리면 회덮밥이 완성된다.
하지만 그 맛을 내는 과정이 생각처럼 간단하지만은 않다. 우선 장어와 사과 등 다른 회덮밥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재료를 쓰는 게 특이한데, 사과의 새콤한 맛과 향이 회덮밥의 맛을 얼마나 더 신선하게 하는지 모른다. 여기에 민물장어를 양념해서 구운 것과 마사고, 김가루를 함께 얹기 때문에 오렌지색, 연두색, 검은색 등 만들어내는 색깔도 매우 화려하다.
삼학도의 회덮밥이 특별히 더 맛있는 까닭은 좋은 사시미를 사용하기 때문이란다. 보통의 경우 사시미와 스시를 만들고 남은 부분을 회덮밥에 쓰지만, 삼학도에서는 남은 부분을 사용하지 않고 가장 좋은 사시미를 사용하여 회덮밥을 만든다는 것. 야채도 그날그날 구입해온 신선한 야채를 청결하게 씻어서 사용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삼학도 회덮밥의 가장 큰 비결은 초고추장. 삼학도만의 비밀이라 레서피를 알려줄 수 없다는데, 정말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야채와 사시미의 맛을 하나하나 다 살려줄만큼 강하지 않으면서도, 밥, 사과, 각종 사시미, 야채와 모두 잘 어울려서 맛을 하나로 통일하는 특별한 초고추장이다. 회덮밥은 점심 시간에는 8달러, 저녁에는 12달러에 제공되고 있다.
삼학도에서 지난 20년간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또 하나의 메뉴는 아구찜. 1인분을 만들기 위해 싱싱한 아구 한마리를 깨끗이 씻어서 물에 삶고, 콩나물은 따로 살짝 삶아 한소끔 끓으면 꺼내서 채에 받쳐놓는다. 아구가 어느 정도 익으면 삼학도의 자랑인 다대기를 넣는데, 초고추장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알려줄 수 없는 비밀이란다. 식당 취재를 하다보면 육수와 다대기 만드는 법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주저주저하며 살짝 일러준 재료 중에는 고추장, 된장, 마늘, 생강, 참기름, 고추가루 등이 들어간다.
아구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센 불에서 짧은 시간에 삶고, 버무리고 해야 하는 것. 삶는 물이 너무 많으면 안되고 적당히 줄었을 때 다대기와 버무리고, 녹말가루를 물에 개서 2스푼 정도 같이 넣으면 걸쭉한 소스가 된다. 이 때 콩나물, 미나리, 파 등 나머지 재료를 넣고 버무린 후 접시 위에 상추를 깔고 아구찜을 얹은 후 실파와 피망 등으로 장식을 하는 것이 마무리 작업이다. 가격은 14달러. 삼학도의 주소와 전화번호는 1648 W. Carson Street, #D, Torrance, CA 90501, 310-328-1388 이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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