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논의 과정에 깊숙이 개입함으로써 지난 몇 주간 양측의 휴전이라는 실질적인 진전을 거두 었다. 그러나 이번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이들 양측이 논의 과정을 떠맡지 않고 중요한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려는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 이다.
압바스 팔레스타인 총리와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중동 평화협상의 지침이 되는 ‘로드 맵‘에 의거하기보다는 각각 부시 대통령에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양보와 요구사항을 늘어놓기에 바쁘다.
압바스 총리는 부시에게 매달려, 팔레스타인 극단주의 그룹을 해체해야 한다는 ‘로드 맵‘ 조항을 비켜 가는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지,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등 일련의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같은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과격주의자들이 다시금 폭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샤론 총리는 54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고 웨스트뱅크의 십여 개 군 초소를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그 이상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샤론 총리는 하마스 등 과격파들을 완전히 무장 해제시킬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샤론도 ‘로드 맵‘에 명시된 이스라엘 새 정착촌 폐지와 구 정착촌 확대금지 규정을 외면하고 있다. 대신 미 의회 내 강경파들의 지지를 버팀목으로 부시 행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로드 맵‘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이 이를 수용하는 일이다.
기반이 약한 압바스 총리는 과격파들과 맞설 각오를 해야 한다. 반면 기반이 강한 샤론 총리는 잔꾀를 부리지 말고 대담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그래야 약한 압바스 총리의 입지를 강하게 해 주어 중동평화의 길을 열 것이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은 중동평화에 대해 확고한 자신의 신념을 양측 지도자에게 주지시켜야 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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