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경쟁사 손님 많이 빼오자”
신규고객에 대해 잔고이체 등 서비스
증권사도 특별도우미 채용하며 가세
은행이나 금융 기관과 거래를 트는 건 쉬운 데, 끝내는 건 참 힘들다. 거래를 그만 두려는 이유를 꼬치꼬치 캐물으며 골치를 썩이기가 예사다. 게다가 보증금(deposit)까지 냈다면 돌려 받기 위해 전화기를 몇 번이나 들어야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대개 금융기관들이 ‘원스탑 서비스’를 기치로 모기지 대출부터 크레딧 카드까지 웬만한 금융상품을 다 취급하고 있기 때문. 여러 계좌가 섞여서 한 회사에 있다 보니 이 모두를 다른 회사로 옮기기가 어렵다. 한 조사기관 자료에 따르면 연 평균 14% 고객만이 다른 은행으로 계좌를 바꾸고 있다.
이런 고객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자사에 신규 거래를 틀 경우 경쟁사와의 관계를 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경우가 늘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는 길은 경쟁사 고객을 더 많이 빼오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워싱턴 뮤추얼’ ‘뱅크 원’은 신규 고객에게 ‘계좌 이전 세트’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전 은행에서 자동 이체와 대금 납부를 옮겨오는데 필요한 서류, 은행에 거래를 중지해 주도록 요청하는 공문서가 들어 있다.
‘플릿보스턴 파이낸셜’도 이와 비슷한 ‘계좌 이전 점검표’를 50개 지점에서 시험 운용하고 있고 곧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커머스 뱅콥’은 아예 고객 대신 온라인 대금 납부에 필요한 계좌 정보를 입력해 주기도 한다.
증권회사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찰스 슈왑‘은 다른 증권사에서 은퇴계좌를 옮겨오고자 하는 고객을 돕기 위해 특별 도우미를 두고 있다.
증권사를 바꾸려면 신규 거래사에 이전 양식을 제출한 뒤, 이전 증권사들이 모든 자산을 옮겨주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 과정은 한 주 내에 끝나는 게 정상이지만, 서류 작업이 잘못 되면 몇 달씩 걸리기도 한다. 옛 회사가 계좌번호 하나가 잘못 됐다며 이전 요청을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 하나는 가장 최근의 증권거래 명세서를 이전 양식에 첨부하는 것이다. 그래도 문제가 발생하면, 증권거래위원회 홈페이지(www.sec.gov)에 불만을 접수한다.
온라인 고객이 많은 증권 회사들은 최대한 많은 과정을 자동화하려고 노력중이다. 자산을 ‘E*트레이드’나 ‘피델리티’로 옮기려는 고객은 이름, 주소, 계좌 번호를 한번만 입력하면 된다. 그러면 이전 양식이 자동으로 작성된다. ‘모건 스탠리’는 재정 상담가를 두고 서류작성 등을 돕고 있다. <김호성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