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기만 하는 집 값, 건강보험료, 대학 학비. 은퇴 대비 저축은 줄고 어깨를 짓누를 정도로 늘어나는 부채…. 부부가 맞벌이를 해도 한 가정의 생계를 꾸려가기 힘들 정도로 중산층을 위기에 빠뜨린 주범이다.
USA투데이는 15일 “2만5,000∼99,999달러를 버는 중산층 가정이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지면 대처할 재정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상 최고에 달한 올해 개인 파산 신청자 160만명 가운데 92%가 중산층일 정도로 문제는 심각하다.
4인 가족이 평균적으로 옷과 음식에 소비하는 액수는 10년 전과 비교해 각각 21, 22%가 줄었다. 인터넷 서비스, DVD, 항공권 지출을 늘이기 위해 기본 지출을 삭감하고 있는 형편이다.
각종 비용은 급상승하는 반면 고용주가 부담하던 각종 혜택을 이젠 스스로 해결해야 할 처지이다. 올해 가족 건강보험료는 평균 2,412달러로 지난해보다 13% 늘었다.
저임금, 중간 임금을 받는 집 소유자 80%가 2001년 소득의 절반 이상을 집 값으로 내고 있다. 총 월수입의 36%는 크레딧 카드, 차 값, 모기지 대출 납부로 떼어놓아야 한다. 좋은 학군을 찾다 보니 더 비싼 집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게 원인.
크레딧 카드 빚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2001년 가정 평균 5,03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1989년보다 75% 상승한 셈이다. 소득과 기본 씀씀이의 차액을 카드 빚으로 메우고 있다.
자녀를 둔 가족 가운데 파산 신청을 한 90%는 실업, 이혼, 의료 문제를 주 요인으로 답했다. 파산 신청자의 3분의 1은 1년 전체 소득을 고스란히 카드 회사에 바쳐야 할 상황이다.
이혼한 가정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아이 하나를 둔 이혼녀는 아이가 없는 이혼녀보다 파산 신청을 할 확률이 3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많은 가정이 채무 자문 위원회를 찾아 파산을 면해 보지만 빚더미에서 벗어나는 데는 수년이 걸린다. 은퇴 후 쓸려고 모은 저축이 담보로 설정된 경우도 많다.
노후 대비 저축은 꿈꾸기도 벅차다. 2001년 중산층의 3분의 2만이 401K를 갖고 있고 플랜의 중간 액수도 7,000달러에 불과하다. 회사가 불입해주던 401K 금액도 줄거나 연기되고 있다.
모기지 재융자 붐도 어두운 그늘을 남겼다. 지난해만 홈 에퀴티 가운데 2,000억달러가 현금화돼 중산층의 최대 자산이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이들은 연방정부 보조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는 자격 이상의 소득을 벌어 이래저래 불리한 처지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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