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초 일본 도쿄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관광명승지인 도쿄 타워를 갔는데 개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지 않은가.아니 사람에게도 제대로 차례가 안 가는데 어떻게 개한테까지 동상을 세워준단 말인가 의아했다.
그것도 16마리나 되는 개에게.. 궁금해 안내문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동상의 주인공들은 과거 일본 남극탐험대의 눈썰매를 끌며 일본 탐험대를 위해 많은 공헌을 하고 희생된 개들이었다. 탐험대가 돌아와 인류발전에 기여하고 희생된 공로를 기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국내 관광객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에 개동상을 세웠던 것이다.
그로부터 며칠 후 서점이 몰려 있는 도쿄의 간다(神田)에서 책을 사가지고 다까시마야(高 島屋)라는 백화점 앞을 지나고 있는데 갑자기 ‘쾅’하는 큰 소리에 깜짝 놀랐다. 순식간에 도로는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백화점 6층 옥상에서 누군가가 투신자살한 것이었다. 그런데 투신자살한 사람이 정통으로 바로 내 앞에서 길을 걷던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지며 둘 다 현장에서 즉사하고 여러 사람이 부상을 입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세상에 죽어도 하필이면 자살하는 사람의 몸에 얻어맞아 죽다니...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남의 일이 아니었다. 하마터면 필자가 맞아 죽을 뻔했기 때문이다. 거스름돈이 모자라 책방주인이 옆에서 잔돈을 가져오느라 약간 지체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쳤다.
이런 일이 종종 있는 도쿄에서 살아 남으려면 앞보다 위를 쳐다보고 다니는 것이 더욱 안전하다는 생각을 했다.이 사건 이후 필자는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은 다 같은데 이상하게도 죽음의 양상은 너무도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명을 다해 죽는 것은 몰라도 갖가지 재해와 사고로 억울하게 죽는 일이 너무 많아 큰 걱정이다. 교통사고만 해도 그렇다.아무리 운전을 잘 해도 옆에서 혹은 뒤에서, 심지어 앞에서 들이받는 바람에 매일같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자동차 등 교통수단의 발달로 예기치 않은 사고위험이 높아졌다.
요즘은 테러까지 가세해 더욱 불안하다. 그러나 사람은 어차피 죽게 돼 있는 만큼 가치 있게 살다가 죽음에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가장 보람된 삶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를 위해서는 다소 희생이 따르더라도 남 혹은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가치 있는 일을 해야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동상은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