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월드컵 축구대회에 처녀 출전, 일찌감치 벼랑 끝에 몰린 한국(FIFA랭킹 25위)과 프랑스(9위)가 24일 워싱턴 D.C.의 RFK 스테디엄에서 운명의 일전에 들어간다. 두 팀은 나란히 1패부터 기록해 이 경기의 패자는 탈락이 분명하다.
알고 보니 강팀도 아니었는데 사전 정보가 어처구니없이 부족해 브라질에 졌다며 선수들이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3일 메릴랜드주 사커플렉스에서 팀훈련을 갖고 프랑스전 승리를 다짐했다.
첫 번째 목표는 브라질전 완패 충격을 잊고 마음 편하게 경기하는 것이라고 말한 안종관 감독은 프랑스 대 노르웨이 경기 비디오를 분석했는데 프랑스는 수비수들의 체격이 좋은 반면 자기 위치로 돌아오는 속도가 늦어 종종 구멍이 생긴다. 문전처리도 좋지 않다며 박은선과 이지은 ‘투톱’에게 이 점을 이용해서 적극적으로 공격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반면 안 감독이 말하는 프랑스의 장점은 남자 프랑스팀과 마찬가지로 조직적인 미드필드진에서 나오는 정확하고 매끄러운 패스워크다.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높고 당당한 체격을 바탕으로 거친 경기를 펼치는 점도 어려운 점이다.
안 감독은 이어 김결실을 중심으로 한진숙, 황인선이 중앙 미드필더 파트너로 나설 예정이라며 최근 눈에 띄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고교생 김주희(18·위례정산고)도 스타터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전 역시 미드필드진의 활약 여부가 승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여자대표팀의 주장 유영실은 어차피 2승1패로 8강에 진출하는 게 목표였다. 1패를 먼저 한 것 뿐이라 생각하고 나머지 두 경기는 모두 이길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프랑스는 노르웨이전에서 0-2로 지고도 후한 평가를 받고 있는 세계 ‘탑10’ 팀이다. 시드니 올림픽 챔피언이자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노르웨이가 월등한 경기를 펼쳤다기보다는 WUSA(미 여자 프로축구 리그) 출신 선수들을 잔뜩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가 득점기회를 번번이 놓치는 바람에 노르웨이가 편승했다는 의견이 거세다.
프랑스의 엘리자베스 르와젤 감독도 이미 다음 상대를 거론하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패배에도 불구 첫 경기 내용에 만족한다는 르와젤 감독은 8강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은 브라질전이 될 것이라며 한국전에서는 당연히 승리할 것이라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국은 브라질전에서 2골을 터뜨린 카티아가 WUSA 득점왕 출신이란 것도 모르고 있었다고 하는데 프랑스 스트라이커 마리넷 피숑을 세계 최고 여자선수로 꼽는 전문가들도 많다는 점은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한편 북한은 25일 스웨덴을 상대로 2번째 경기를 갖는데 북한의 다음 상대가 세계 최강 미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경기 역시 운명의 일전이다. 이기면 8강 진출이 확정적이지만 지면 스웨덴의 3차전 상대가 훨씬 쉽기 때문에 오히려 불리한 입장이 된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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