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부시 대통령은 유엔에서 힘찬 연설을 했다. 사담 후세인의 독재를 유엔이 막아야한다는 내용이었다. 어제 유엔에 다시 선 부시는 1년 전의 열정이나 결의 혹은 비전이 분명하게 결여된 연설문을 읽었다. 유엔 안보리 지지 없이 이라크 침공을 결정한 데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많은 국가들이 전쟁에 반대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들이 모두 하나마나한 것들이었다.
지난해 이라크의 대량살상 무기로 야기될 위협을 누누이 강조했던 부시는 이번 연설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아직 찾지 못한데 대해 한 문장으로 언급을 했을 뿐이었다.
이번 연설을 통해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재건과 관련, 미국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국제적 지지를 호소할 의도였다면 대통령은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 이라크 재건 비용이나 어려움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클 것 같다는 사실을 그가 국민들 앞에서 인정한 것이 불과 2주전이다. 그런데 백악관은 벌써 그 열의를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많은 정부들이 유엔이 이라크에서 주도권을 잡지 않는 한 군대나 기금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는 헌법 제정과 선거 준비에 유엔에 일부 역할을 맡길 뿐 과도정부나 재건 프로그램에 미국이 지금처럼 전권을 행사한다는 입장에서 조금도 물러나지 않았다.
미국이 그렇게 나오자 앞서 이라크 지원을 논의했던 국가들이 차례로 떨어져 나가고 있다. 특히 프랑스가 전쟁 전의 반미 연대를 다시 부활시키면서 사태가 복잡해졌다.
미국이 이라크 재건 부담을 거의 전적으로 혼자 짊어질 생각이 아니라면 부시 대통령은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정직성과 실용주의,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어제 연설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전혀 없었다.
워싱턴포스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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