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4분55초. 100㎙를 평균 17.76초로 쉴새없이 내달려야 도달할 수 있는 경이적인 기록이다.
케냐의 폴 터갓(32)이 27일 베를린마라톤에서 ‘꿈의 기록’이라고 불렸던 2시간4분대 진입에 성공하면서 ‘인간이 얼마나 더 빨리 뛸 수 있는 가’에 대한 궁금증을 다시 증폭시키고 있다.
42.195㎞ 풀코스의 종전 최고 기록은 할리드 하누치(미국)가 지난해 4월14일 런던마라톤대회에서 세운 2시간5분38초. 터갓은 세계기록은 1년여만에 43초나 앞당겼다.
터갓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에 시작된 이날 레이스에서 서늘한 날씨와 낮은 습도 등 최상의 조건을 등에 업고 줄곧 선두권을 유지하며 경이적인 질주를 펼쳐 대기록을 작성했다.
터갓은 레이스 직후 “세계기록을 작성하려고 욕심냈었다”며 “페이스 메이커와 스피드 경쟁을 벌여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있었다.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터갓은 이미 오래전부터 주목받아온 ‘무관의 2인자’. 올림픽 1만㎙에서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모로코)에 밀려 은메달만 2개를 챙긴 뒤 마라톤으로 전향한 터갓은 6번째 마라톤 완주 끝에 첫 우승과 동시에 세계기록을 세우며 1인자로 우뚝섰다. 터갓은 하누치가 지난해 세계기록을 세웠던 런던마라톤에서 10초 차로 2위에 그쳐 역대 2위인 2시간5분48초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젠 2시간3분대도 가능하다’
이날 레이스에서 터갓의 페이스메이커역할을 했던 세미 코리르까지 2시간4분대(2시간4분56초)기록을 작성하면서 스포츠 과학자들이 인간 한계라고 입을 모았던 2시간5분의 벽은 완전히 허물어졌다. 동시에 1세기 가까이 진행돼 온 기록단축속도 등으로 볼 때 2시간4분대 돌파도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라톤에서 2시간6분대 기록이 처음 작성된 것은 1988년(2시간6분50초.벨라이네 딘사모). 1999년에는 2시간5분대 기록이 나왔고, 이후 4년여만에 4분대 진입에 성공했다.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육상 감독은 “마의 기록인 2시간4분대 진입은 상상을 초월하는 능력의 폐활량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하다”며 “이는 초인적인 체력조건이 아니고서는 이뤄낼 수 없는 대사건”이라고 말했다. 황 감독은 “그러나 마라토너들의 체력조건이 갈수록 향상되고 과학적인 훈련도 뒷받침되고 있어 2010년 이전에 2시간 3분대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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