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조선 건국이야기의 주인공 환웅.
고려시대의 스님 일연이 저술한 삼국유사에 의하면 환인(하느님의 뜻) 아들인 환웅이 인간 세상에 내려가고 싶어하므로 환인이 이를 허락했다. 환웅은 기뻐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며 내려갈 곳을 찾아보았다. 그러던 중 환웅은 가히 인간이 살만한 곳으로 한반도를 선택하여 환인께 청하였던 바, 환인께서 환웅으로 하여금 내려가 다스리게 했다. 환웅은 무리 3.000명
을 거느리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오니 이곳을 신시라 했다. 이 때 웅녀가 여자의 몸으로 변하여 혼인하고 박달나무 아래서 아들을 낳으니 이를 단군왕검이라 하였다.
10월3일은 민족의 생일 개천절이다.
개천절은 단군 기원 원년인 서기전 2333년 음력 10월3일에 단군왕검이 최초의 민족국가인 단군 조선을 건국함을 기리는 뜻으로 제정되었다. 그러나 개천절은 ‘개천(開天)’의 본래의 뜻을 엄밀히 따질 때 단군 조선의 건국일을 뜻한다기보다도 이보다 124년을 소급하여 천신인 환인의 뜻을 받아 환웅이 처음으로 하늘을 열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에 내려와 신시를 열
어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대업을 시작한 날인 상원 갑자년(서기전 2457년) 음력 10월3일을 뜻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성이 있다고 한다.
결국 환웅은 개천을 하여 하늘의 뜻인 홍익인간 이화세계를 세상에 전했고 단군은 개천이념을 받들어 개국을 한 것이다.그래서 단군은 밝은 땅의 임금님이라는 뜻을, 환웅은 밝고 크고 중심이 되는 어르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개천절은 민족국가의 건국을 경축하는 국가적 경축일인 동시에 문화민족으로서의 새로운 탄생을 경축하며 하늘에 감사하는 우리민족 고유의 전통적 명절이라고 할 수 있다.
민족의 전통적 명절을 기리는 거족적인 제천의식은 먼 옛날부터 전래되었다. 부여의 영고, 예맥의 무천, 마한과 변한의 계음, 고구려의 동맹, 백제의 교천, 신라와 고려의 팔관회에서 행하여진 제천행사 등에서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개천의 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 정신이 구현된 지구촌의 축제가 세계의 중심 뉴욕의 한인사회에서도 열리고 있었다.
한민족의 전통, 문화민족으로서의 긍지가 담긴 우리 고유의 멋과 풍습을 선보인 거리행렬 ‘코리안 퍼레이드’가 첫발을 내딛었기 때문이다.
세계 속에 한국과 한국인의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신명나는 농악, 탈춤 및 민속고전무용 등을 선보이고 더불어 ‘한국인의 얼과 꿈’이 담긴 꽃차와 한복을 곱게 차려 있는 한인들이 손에 손을 잡고 하나가 되어 뉴욕의 한복판인 맨하탄 중심가를 행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코리안 퍼레이드가 시작될 때 매년 민족의 생일인 개천절을 전후한 주말에 열기로 했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아마도 미국으로 이민 온 한인들에게 조국의 탄생을 기념하는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한국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처럼 살라는 뜻에서 그렇게 결정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후 2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코리안 퍼레이드는 한인들이 화합하고 단결하는 화합의 한마당 잔치이자 미 주류사회에 한인들의 위상을 높이는 행사로 성장해왔다. 또한 한인들이 타민족과 어우러져 인화와 번영을 도모하고 한인사회의 뿌리를 견고히 만드는 초석 역할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코리안 퍼레이드’가 한민족의 전통 문화뿐만 아니라 우리민족 고유의 맛과 멋의 정취도 만끽할 수 있는 민족 고유장터의 흥겨운 마당도 곁들어진 한민족 최대 행사로서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미 주류사회에서도 손꼽히는 행사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올해 코리안 퍼레이드와 야외장터는 오는 10월4일(토) 뉴욕 맨하탄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어느새 스물 세 살이 된 이번 ‘코리안 퍼레이드’는 특히 이민 100주년을 맞아 자랑스런 100년을 돌아보고 약속된 100년을 준비하는 축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올 코리안 퍼레이드의 민족 고유장터에는 이민 100주년 기업사업회 산하 차세대 위원회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적극 동참함에 따라 주류사회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을 보다 많이 참여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아 뉴욕에서 오는 4일 ‘자랑스런 과거, 약속된 미래’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뜻 깊은 행사로 코리안 퍼레이드가 펼쳐지게 된다.
때문에, 우리 한인동포들은 미 동부지역 한민족 최대 행사인 코리안 퍼레이드를 앞두고 단지 구경하는 ‘손님’ 입장이 아닌 한마음 하나가 되어 함께 참여하는 ‘주인’으로서의 동참의식을 가져야 할 때이다.
ch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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