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댄스 가수가 될래요 지난 29일 오후 뉴저지 맘모스카운티 하웰의 재즈댄스 수련원. 지그시 눈을 감고 허리를 꼿꼿이 펴 한다리에 중심을 맡긴 채 서 있는 한 여자 어린이가 조용히 호흡을 고르고 있다. 십여초 남짓 조금의 흔들림도 서 있던 어린이는 음악이 흘러나오자 자세를 풀고 몸을 젖혀 춤을 추기 시작한다.
뉴저지 하웰 중학교 7학년에 재학 중인 조민희(영어명: 비비안)양의 오후 시간은 이처럼 언제나 재즈댄스로 시작한다. 키 145cm, 몸무게 76파운드의 앙증맞은 꼬마지만 일단 음악이 흘러나오면 순식간에 현란한 동작이 이어지면서 무용에 푹 빠져 버린다.
지난해 아버지와 어머니를 졸라 무용 학원을 다니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재즈댄스를 배우기 시작한 민희는 타고난 소질덕분인지 1년 만에 이미 중급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민희의 무용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선생님들은 한결같이 재능이 남달라 잘 키우면 훌륭한 무용가로 커나갈 수 있는 인재라고 입을 모은다.하지만 민희가 꿈꾸는 미래는 댄서가 아니라 댄스를 겸비한 최고의 대중 가수가 되는 것.
민희는 지난주말 플러싱 메도우 팍에서 열렸던 추석맞이 청소년 가요제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oops I did it again’을 불러 관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 바로 그 화제의 꼬마 주인공이다.
어린아이라고는 도저히 상상이 안 될 정도의 화려한 춤솜씨와 가창력으로 가요제에 참가한 언니·오빠들을 모두 물리치고 최연소 나이로 당당히 인기상을 수상한 것.누가 꿈이 뭐냐고 묻는 질문을 하기라도 하면 주저 없이 ‘세븐’이나 ‘보아’ 처럼 유명한 댄스 가수가 되는 것이라고 밝히는 민희는 노래부를 때와 춤출 때가 가장 신나고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요즘 들어서는 틈날 때마다 직접 작사와 작곡을 하며 노래 만드는 일에 몰두해 있다. 이미 2곡을 만들어 컴퓨터에 저장해 놓고 음색을 다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아직은 다른사람에 알릴 만큼 완성되지 않은 노래라 공개할 수 없다는 민희는 이다음에 앨범을 제작하게 되면 자신이 직접 만든 노래들로 꾸미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노래와 춤은 물론 작곡과 작사에도 남다른 재주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수가 되고 싶다는 민희의 꿈을 탐탁치 않게 여기던 아빠도 이제는 노래방 기계를 사줄 만큼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틈만 나면 노래를 들으며 부르며 또 직접 작사, 작곡을 하며 음악을 좋아하는 열정에 감동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가요든 팝송이든 노래 부르는 걸 유난히 좋아했어요.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혼자 집에 있는 카세트로 비틀즈, 아바, 사이몬앤가펑클의 노래 테이프를 듣고는 목소리 흉내까지 내가며 금새 술술 따라 부르더라고요. 집에 놀러 온 사람들이 듣고는 어린애 같지 않다며 신기해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민희의 어머니 조미경씨는 그때 이미 민희에게 음악 소질이 있다는 걸 눈치는 챘지만 음악보다는 여느 부모처럼 전문인으로 성장해주기를 원하는 바람으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며 이제는 자신이 원한다면 음악 학원에도 보내 가수로 크기 위한 전문교육을 받게 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민희에게는 가수외에도 꿈이 한가지 더 있다. 변호사가 되는 것.
제목은 기억이 안나지만 억울한 사람을 위해 돕는 변호사 얘기를 다룬 영화를 보고 마음을 먹게 됐다는 민희는 될 수만 있다면 가수겸 변호사가 돼서 불쌍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다며 활짝 웃는다.
<글 김노열·사진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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