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무너졌다. FIFA 랭킹 1위에 홈 필드 이점까지 안고 있던 ‘거함’ 미국이 독일에 3골을 두들겨 맞고 침몰, 2003 여자월드컵은 독일 대 스웨덴 결승으로 압축됐다. 대회 2연패를 노렸던 미국은 이날 스웨덴에 1-2로 패한 캐나다와 3∼4위전을 치르게 됐다.
5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벌어진 미국 대 독일 경기가 사실상 결승전이었다면 왕관은 이제 독일이 쓰고 있다. 독일은 경기가 시작된지 7분만에 레나테 링고르의 코너킥에서 케르스틴 가레프레케스의 헤딩슛으로 이어진 첫 골을 끝까지 지킨 끝에 인주리타임에서 기습으로 2골을 추가, 세계 여자축구 최고 스타 미아 햄이 이끄는 미국에 3-0 탈락의 충격을 안겨줬다. 브랜디 채스테인이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진 우승 세리머니를 보여준 4년 뒤 햄은 유니폼 상의로 눈물을 닦아야 했다.
개인기는 미국이 더 화려했다. 그러나 조직력에서는 독일이 한 수 위였다. 미국은 이날 미드필더들의 공수전환이 느려 양쪽 윙에서 기껏 센터링을 올려봤자 항상 숫자상 크게 열세였다. 공격수가 수비수보다 2대5 또는 3대6으로 항상 적은 상황에서 역시 골은 터지지 않았다. 미국은 또 햄이 골키퍼까지 제치려다 슛도 날리지 못하는 등 독일 문전에서 계속 한박자가 틀려 결국 셧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후반에는 다급한 나머지 동료가 받을 확률이 40%도 안 되는 롱패스를 계속 띄운 것도 아쉬운 점이었다.
’올리비아 칸’. 독일 골키퍼 실케 로텐버그는 이날 독일 남자대표팀의 세계 최고 골키퍼 올리버 칸을 연상케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가레프레케스과 WUSA MVP 마렌 마이네르트, 브리기트 프린츠의 릴레이골로 결승진출권을 따낸 지난 95년 대회 준우승팀 독일은 오는 12일 LA 갤럭시의 홈구장인 홈디포 센터서 첫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7번째 골을 기록한 독일 트라이커 프린츠는 득점왕을 사실상 굳혔다.
<이규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