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은 제557주년 한글날이다.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1446년)를 기념하고 한글의 연구, 보급을 장려하기 위해 1926년 일제치하에서 당시 민족주의 국어학자들의 단체인 ‘조선어연구회(현 한글학회)’가 주동이 되어 ‘가갸날’이란 이름으로 정한 것.
1928년부터 ‘한글날’로 명칭을 바꾸고 계속 음력으로 기념하다 한글창제 500주년인 1946년부터 양력인 현재의 10월9일로 바뀌면서 공휴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1990년 총무처(지금은 행정자치부)에서 법정 공휴일 축소와 관련해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제외해 이후 한글날은 단순한 기념일로 축소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한글학회를 비롯해 관련 단체들은 한글날을 국경일로 환원해 그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과거 중국문화권에 속해 한문의 침투를 받았고 이제 서구문명과 함께 영어가 일상생활에서 자리를 넓혀가고 있는데 우리 말, 우리 글이 자꾸만 입지가 좁아진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뉴욕에서 살고 있는 한인사회의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대다수 이민 1세들은 자녀들의 한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한국어학교를 운영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정작 1세 자신들이 더 문제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살고 있는 ‘Flushing’이란 지명만 해도 ‘플러싱’, ‘후러싱’, ‘후라싱’ 등 제 각각이다. 심지어 한인 단체들의 이름에서조차 이러한 지명 표기가 혼재돼 사용되고 있다.
물론 언어구조와 문화가 틀려서 영어 표기를 한글로 완벽하게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서도 외래어 표기와 관련해 거듭 개정이 이뤄지고 있으며 과연 어떤 표기가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뉴욕지역 한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지명이나 용어 등의 한글 표기만이라도 통일될 수 있다면’ 하는 것이다. 이 일은 어느 개인이나 단체보다는 총영사관이나 한국문화원 등 한국 정부기관이 권위 있는 한글학자들의 도움을 구해 뉴욕 관련 영어의 한글 표기 권장 표준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호응도 크고 마땅할 듯하다.
이민 생활의 고단함만큼이나 한글도 뉴욕에 와서 참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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