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뉴욕에는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 주최 뉴욕영화제를 시작으로 햄튼 국제영화제, 뉴욕국제독립영화제 등 작품성 있는 영화들을 상영하는 영화제가 이어진다.

19일까지 링컨센터 앨리스 털리홀에서 열리고 있는 뉴욕영화제에는 올해 미국, 영국, 터키, 이탈리아, 이란, 홍콩 등 전세계 21개국에서 출품된 41편의 장·단편 영화가 상영중이다. 올해 뉴욕영화제에는 니콜 키드먼 주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도그빌’을 비롯 칸느 영화제 소개 작품들이 대거 포함된 것이 특징.

독립영화의 잔치라 할 수 있는 뉴욕국제독립영화제에는 올해도 미국, 호주, 브라질, 캐나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300 여편의 실험적인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출품돼 11월6일부터 16일까지 상영된다.

8월 라스베가스와 9월 LA에 이어 내달 뉴욕에서 열리는 2003년 국제독립영화제는 11월 6일 맨하탄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오후 8시 개막작 ‘탈출’(Emergence) 상영을 시작으로 16일까지 맨하탄 이스트 빌리지(181 2nd Ave., at 12th St.) 시네마에서 개최된다.

’탈출’은 메튜 프리지와 데이빗 알트로지 감독이 매가폰을 잡은 영화로 가족을 떠난 한 남자가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대도시로 이주, 범죄와 살인 등이 뒤얽힌 복잡한 인생을 맞게 된다는 스토리.

북미, 유럽, 아시아의 뛰어난 독립영화들이 상영되는 이 영화제에는 앤드류 코베이 감독이 만든 서울 이태원을 배경으로 한 ‘이태원’과 영주권과 돈 때문에 위장 결혼하는 캘리포니아 거주 아시안 이민자들의 애환을 그린 정호 베이 감독의 ‘사랑 교환’(Love exchange) 등은 한인들에게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영화 ‘이태원’은 주한미군 출신인 한 미국인 목사가 자신이 주둔했던 서울 이태원으로 돌아가 그리스도를 전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이달 22일부터 26일까지 이스트 햄튼에서 열리는 햄튼 국제 영화제에서는 독창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우수 장·단편 영화, 다큐멘터리가 소개된다.

올해로 11회째 맞는 햄튼 영화제는 개막작인 웨인 크래머 감독의 ‘쿨러’(The Cooler)와 우디 알랜의 ‘버닝 애니’, 크리스 로벤코의 ‘이지 식스’, 앤소니 홉킨스 주연의 ‘휴먼 스테인’ 등 80여 편을 상영한다. 웹사이트는 www.hamptonsfilmfest.org.

롱아일랜드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학은 지난해 문을 연 문화센터 ‘찰스왕 아시안 아메리칸 센터’ 개관 1주년을 기념한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며 11월 한달동안 매주 화요일 아시안 영화를 소개하는 아시안 영화 시리즈 행사를 연다.

찰스왕센터 아시안 영화 시리즈에는 한인 감독 그레그 박씨의 화제작 ‘로봇 스토리’가 상영된다.11월18일 오후 8시에 상영될 ‘로봇 스토리’는 아시안 아메리칸 국제 영화제 뛰어난 감독상, 부천 국제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 및 최우수 여우주연상, 로드 아일랜드 내러티브 장편영화상, 스웨덴 판타스틱스 필름 영화제의 ‘베스트 피처 오디언스 초이스 상’ 등 각종 영화제에서 무려 15개의 상을 휩쓴 우수 SF 영화이다.

로봇을 등장시킨 각각 다른 4편의 스토리를 담은 이 영화에는 박감독 뿐 아니라 줄리앤 헨젤캐 김과 팀 강 등 한인배우들을 포함 모두 12명의 배우가 나온다. 박감독이 시나리오를 직접 썼으며 상영시간은 85분이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