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불미스러운 일이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얼굴이 화끈거린다. LA 한인 전체의 망신으로 비쳐져서다. 그런 일이 터졌다. LA지역 평통협의회의 한 간사가 한국에서 열린 해외 평통 전체회의에 참석했다가 가지도 않은 동료 위원 이름으로 속여서 경비를 타내려다가 적발된 것이다.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평통위원이다. 게다가 간사다. 그런 사람이 동료 위원을 시켜 참석치도 않은 위원 몫의 경비를 타내려다 서울 사무국 직원에게 들통이 난 거다. 그러니 LA 한인을 도대체 어떻게 볼 것인가. 그래서 얼굴이 화끈거린다는 것이다.
말 많고, 잡음 많은 게 평통이다. 그 인선부터가 숱한 잡음과 구설수 가운데 이루어져서다. 또 이들이 한국서 열리는 전체 해외 평통회의에 참가했다 하면 따르는 게 잡음이고 구설수다. 김대중 정부 시절 시계사건이 그 한 예다. 청와대는 LA 평통위원들에게 이른바 ‘청와대 시계’를 선물로 돌렸는데 누군가가 중간에서 두 개를 가져 모자라게 됐다. ‘LA 평통위원의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린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그 사건은 쉬쉬하며 넘어갔다.
그리고 불거진 게 이번 사건이다. LA 평통은 전직 회장들로 구성된 수습위원회를 열고 간사의 임원직 사퇴서를 수리하고 관련된 다른 두 위원에게는 주의 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문제는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의 처신이다. 임원직만 사퇴한 채 평통위원직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사실 평통위원의 자질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번 평통 인선 때면 이는 시비가 바로 자질 문제다. 왜 자질이 문제가 되는가. 낙하산 인사가 판 쳐온 탓이다. 또 활동은 없고 이름뿐인 일부 단체장 중심으로 인선이 이뤄진 탓이다. 연줄 연줄의 인선이 이루어진 때문이다. 그러니 제보다는 젯밥에만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번 사건도 따지고 보면 그 원인은 바로 이 점에 있다는 생각이다. 통일 문제는 관심 밖이다. 한국에서의 대접이, 나오는 경비가, 또 명함에 박힌 직함이 우선의 관심사다. 이처럼 젯밥에만 마음이 있다보면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게 이번 사건의 속성이다.
평통위원은 ‘조국의 평화통일 정책을 자문하고 동시에 한인사회 및 미 주류사회에 홍보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다. 이 역할에 얼마나 충실하고 있는가. 평통 스스로가 한번 진지하게 생각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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