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류 언론들의 보도를 보다 보면 미국인들이 “한국은 참 이상한 나라로구나”라고 생각을 할 것 같아 불안할 때가 있다.
주류 매스컴이 한국문제를 다룰 때 가장 단골 이슈는 물론 북한 핵 문제. 국민들을 굶주림으로 내몰면서 핵과 미사일에 집착하는 김정일은 종종 미치광이 독재자로 묘사된다. 남한과 북한에 대한 구분이 선명하지 않은 미국 일반 대중의 인식으로 보면 김정일 또한 한국사람의 하나로 뭉뚱그려 오해할 소지가 없지 않다.
북핵 사태, 반미감정등 정치적 이슈를 제외하고 한국이 미국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경우들을 보면 대개는 미주 한인들의 눈에도 신기한 내용들이다. 대충 떠오르는 대로 짚어봐도 보신탕과 애완견 사치가 공조하는 나라, 영어 잘 하라고 어린아이 혀 수술시키는 나라, 태아 성별 조사해 아들이면 낳고 딸이면 낙태시키는 나라 …
한국에 대한 사전 이해가 없는 미국인들이 이런 뉴스만 접한다면 ‘기이한 나라’라는 생각이 안들 수가 없다. LA 교외지역의 한 주부는 며칠 전 고등학생 아들과 언쟁을 벌였다.
아들이 “한국에서는 영어 잘 하게 하려고 아이들을 혀 수술시킨다”는 내용을 인터넷에서 읽은 것이 발단. “한국사람들은 참 이상하다”는 아이의 비판에 “그건 극히 소수의 일일 뿐”이라고 강변하다 보니 모자간 감정적 대립이 되고 말았다.
지난 일요일 LA 타임스가 보도한 한국 남자들의 화장 풍토도 비슷한 예. ‘혀 수술’이나‘태아 감별 낙태’만큼 기이한 일은 아니지만 ‘유별나다’는 인상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이 신문에 안정환의 뽀얀 얼굴과 함께 소개된 화장품은 컬러 로션. 칙칙한 피부색을 화사하게 만들고, 잡티를 감춰 완벽한 피부로 가꾼다고 선전되는 남성용 파운데이션이다. 지난해 6월부터 시판돼 성공을 거둔 제품인데 한국 남성들의 피부관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백 화장품, 주름 개선 화장품등 소위 남성용 기능성 화장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이런 외모 호들갑의 배경을 LA타임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풀이했다. 한국에서 명퇴, 감원 바람 불면서 중년남성들이 젊어 보이려고 머리 염색하고 성형수술 받는다는 이야기는 한인들은 익히 들어온 일이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 홍보가 없는 상태에서 나오는 이런 단편적 보도들은 미국 대중에 엉뚱한 이미지를 심어놓을 수가 있다. ‘이미지 만들기’에 관한 한 한국은 일본을 배울 필요가 있다.
<권정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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