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링컨 대통령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두 사람의 생애가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둘 다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학교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고 많은 역경을 딛고 마침내 독학으로 변호사가 되었다.
둘 다 토론하기를 좋아하고 정치적 요직의 선거에 매번 떨어지다가 둘 다 한번씩 의회에 당선되고 비슷한 나이에 대통령에 단번에 당선되었다.
링컨은 대통령에 취임한지 일년만에 저격을 당해 죽었는데 노무현은 취임한지 8개월만에 위기에 몰려 대통령직을 내어놓고 국민투표로 결판을 보자고 하고 있다.
두 대통령의 생애가 비슷하기는 해도 다른 점도 많다. 첫째, 링컨은 어렸을 때부터 무서운 독서광으로 동네에 누가 책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 알면 어디든 찾아가서 빌려 보았고 손에 항상 책을 가지고 다니며 사람들과 대화하다가도 얘기가 재미없으면 곧 책을 읽었다.
둘째는 어머니의 영향으로(그는 계모 밑에서 자랐다) 늘 성경을 머리맡에 두고 읽었을 만치 신앙심이 깊었다. 셋째 그는 타고난 밝은 성품에 독서로 말미암아 말할 수 없이 매력 있는 인품을 가졌는데 언제나 누구에게나 악의를 품지 않고 온유한 마음을 가진다라는 신조를 가지고 살았다. 넷째는 그는 순발력 넘치는 재치와 유머 센스가 있어서 처음 만나는 사람도 금방 친구로 만들어버리곤 하였다.
링컨도 인격적인 결점도 있었고 정치적 실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갑자기 흉탄에 죽고 나자 가장 슬퍼하고 애통했던 사람들은 오히려 그의 정적들이었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연초 대통령에 취임하자 국민들은 기대와 불안 중에 그를 지켜보았는데 여전히 국민의 불안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링컨 때는 노예문제로 남북이 전쟁까지 치렀는데 지금 한국은 보수, 진보 세력이 남북과 대미 관계의 이견갈등으로 혼란을 겪는 중에 그래도 노 대통령이 한미관계를 돈독히 하고 이라크 파병을 결정해서 그에 대한 나의 불안은 조금 덜어졌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자기를 비판하는 정적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링컨에게서 한 수 배웠으면 좋겠다. 링컨은 자기의 인격까지 싸잡아 혹독히 비판하는 정적을 향해 대꾸하기를 아마도 귀하는 나를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만일 저를 좀더 잘 아셨다면 저는 그보다 훨씬 더 못한 놈입니다라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여소야대의 현 실정에 정치개혁이 힘든 것이 사실이나 좀더 여유를 가지고 끝까지 인내하면 지혜를 다해 임기를 무사히 마치기를 기원한다.
김정기/토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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