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사는 짐승 중에 산양이라는 게 있다. 영어로는 마운틴쉽, 램 또는 빅혼쉽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가축 중에 염소하고 꼭 닮았다. 산에서 서식하는 동물 중에 희귀종에 속한다.
십여년 이상을 산행하면서 노루나 코요테는 자주 보았지만 이 동물을 본적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눈이 안 오는 계절에는 높은 산 최고봉에서 서식하다가 눈이 와서 더 이상 먹을 것을 찾지 못할 때는 할 수 없이 산밑으로 먹이를 찾아내려 온다. 원래 초식동물이 그러하듯 성품이 온순하고 다른 동물을 공격할 줄을 모른다.
공격은 고사하고 방어도 할 줄 모른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약육강식이 정확히 지켜지는 야생동물들 사회에서 이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뿔이라고 해서 대단히 인상적으로 생긴 큰 게 두 개씩 있기는 하지만 고리처럼 동그랗게 꼬부라져 있는 바람에 다른 동물들한테 위협이 되기에는 턱도 없다.
그러면서도 이 종자가 소멸되지 않고 꾸준히 이어져온 이유는 무엇일까. 신은 이 동물에게 남다른 방어능력을 주었다. 이 동물은 아무리 가파른 절벽이라도 웬만큼 금간 데만 있으면 그 금을 따라 횡으로 절벽을 걸어다닐 수 있다. 그래서 금을 따라 절벽 가운데 가서 서있으면 그 어떤 무서운 다른 동물도 근접할 수가 없다. 산양한테는 절벽이 최고의 안전 지대인 셈이다. 물론 이 특기 때문에 경사가 급한 산을 오르내린다거나 깊은 계곡을 건널 때는 다른 동물의 추종을 불허한다.
산에서 산양을 발견하면 길 가던 사람들이 모두 멈추고 한참을 바라본다. 너무도 인상적이다. 뾰족한 턱이며 과분수처럼 생긴 얼굴이며 하얀 모피가 영락없이 산신령 얼굴이다. LA 근교 산간 지역에서 산양이 출몰하는데는 많지 않은데 아주사 위에 있는 크리스탈 레이크 근방이 그 중에 하나다. 나 자신도 여기서 몇번 보았다.
고속도로 210번을 타고 가다가 39번 도로 아주사 애비뉴에서 내린다. 아주사 애비뉴를 타고 북쪽 방향으로 계속해서 26마일을 올라가면 길이 끝난다. 여기에 차를 세워두고 게이트를 넘어서 앤젤레스 하이웨이 2번 도로와 만나는 지점까지 갔다오면 된다. 전장 5마일이다.
완만한 경사이므로 초보자도 무리 없이 완등할 수 있다. 왼쪽으로 보이는 계곡은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오른쪽으로 가파른 산세를 주의 깊게 보면 운이 좋으면 산양을 만날 수도 있다. 산간지역 파킹 퍼밋인 어드벤처 패스 요함.
강태화<토요산악회장·909-628-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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