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동안 남가주 산야와 20명의 목숨, 주택 3,000여동을 비롯한 건물 4,500여채를 태운 이번 산불의 진압과정 동안 산더미 불길과 맞서 싸웠던 섰던 소방관들의 헌신적 활약은 산불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큰 감동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번 산불 진압에 동원된 소방관들 중에서도 약 2,150명의 소방관들은 현재 교도소에서 경범 등으로 복역중인 죄수들이었으며 또한 그들이 가장 위험한 산불지역에서, 또 가장 최전선에 서서 인명이나 주택 보호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아는 주민들은 거의 없다.
이들 재소자 소방관들은 절도나 마약소지 등의 비폭력적 범죄로 수감중이거나 또는 도주 우려가 없는 모범수, 또 석방이 얼마 남지 않은 복역자들로 선발되며 현재 주정부 삼림국은 유사시 총 4,100명의 죄수 소방관을 동원할 수 있다. 이 수치는 전체 삼림국 소속 소방관수의 절반 이상이며 이들 중 절반이 이번 남가주 지역을 휩쓴 산불진압에 나섰다. 이들에게는 시간당 1달러, 또는 하루를 일하면 이틀의 형기가 면제되는 혜택이 주어진다.
주삼림국 대변인은 산불 등의 재해발생 시 이들 죄수 소방관들이 보충되지 않는다면 훨씬 많은 임야손실과 인명 및 재산피해가 났을 것이라고 한다.
그에 따르면 이들은 대체로 보도진이나 일반인의 눈에 띄지 않는 깊은 숲 속에 투입되어 직접 불을 끄고 1마일도 넘는 호스를 운반한다.
또 불길 확산을 차단하는 맞불 작전이나 숲속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잡목이나 고목 그루터기 등을 삽이나 갈퀴, 도끼, 괭이 등으로 제거한다. 무대 뒤의 이들의 역할이 일반인이나 보도진에 의해 목격되기는 쉽지 않다.
샌버나디노와 하일랜드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올드파이어 산불 발생 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소방부대는 28명의 가빌란 교도소 복역수로 구성된 기동타격대였다. 이들은 가정용 호스들과 전기톱 등을 각 주택에서 빌려 나무를 자르고 주택에 물을 퍼부으며 불길이 덮치는 것을 몸으로 막았다.
이들의 활약으로 집을 보존한 주민들은 후에 이들을 만찬 등에 초대했고 선물을 들고 찾아와서 눈물로 감사를 표했다. 재소자 신분이기 때문에 초대에도 응하지 못하고 자유롭게 감사인사도 받지 못했지만 이들도 뭔가 인간답고 보람 있는 일을 했다는 성취감으로 뿌듯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재소자 동원 프로그램은 1915년 도로작업에 이들을 투입하면서 처음 시작됐고 재소자 소방관 프로그램은 제2차 세계대전 시 개설됐다. 이 프로그램에 등록한 재소자들은 산불 진압에 동원되지 않는 날에는 공원이나 도로나 산책로 보수 등을 하며 매일 1달러40센트를 받게 되어 있다.
<이정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