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의 자산인 대한인국민회관이 오랜 산고 끝에 새롭게 태어났다. 국민회관 복원은 선조의 개척정신을 담고 있고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국 사랑의 얼이 배어 있는 역사의 장을 되살렸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약 100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대한인국민회는 단순히 미주 한인뿐 아니라 캘리포니아, 나아가 미국의 역사에서도 한 부분을 차지할 만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새 단장한 국민회관이 당대와 후손들에게 민족적 자긍심을 심어주는 교육 마당이 될 것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이민 100주년을 목전에 두고 문을 연 국민회관은 최근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이민 기념사업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본다. 또한 정신적 구심체가 없어 허전해 하던 우리의 마음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국민회관의 전도가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이란 우려를 가벼이 여길 수 없다. 국민회관 앞에 놓인 숙제는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운영문제다. 일단 개원은 했지만 어찌 보면 앞으로의 운영이 더 세심한 주의를 요하는 어려운 과제다. 복원위원회가 있지만 복원과 함께 그 명분이 약해지는 게 사실이다.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갖고 있는 나성연합장로교회측이라고 해서 독점적 운영권을 주장할 입장도 아니다.
또 흥사단 등 유관 단체들도 너무 나서면 곤란하다. 국민회관을 잘 살려나가려면 대승적 차원에서의 양보와 이해를 바탕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만일 운영위 구성을 놓고 논공행상을 벌이거나 의석 다툼에 소일한다면 지탄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둘째, 운영위 역할의 연장선상에 있는 사료관리 문제가 있다. 국민회관 사료는 그동안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상당부분 훼손됐다. 앞으로 국민회관이 제 기능을 하면서 한인들이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유사한 자료들을 내놓을 수 있다. 그러므로 사료 보전과 관리를 위해 운영위에 전문가를 포함시키거나 별도 자문단을 구성하는 일이 긴요하다.
셋째, 한인 이민사 연구의 불을 댕기는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한국 학자들에 의해 주도돼 온 한인 이민사 연구를 미국 내 연구기관으로 확산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한국 학자들의 연구가 선택적이고 단편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회관 운영위 구성, 사료 관리, 연구 활성화 등 과제는 한인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국민회관이 우리 모두의 자산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통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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