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초에 찰스 고씨가 마운틴 볼디에서 조난 당했다는 뉴스를 듣고 우리 산악인들은 미 구조대의 구조만을 기다리며 많은 인원이 동원되면서 찾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에 안타까운 심정이다. 며칠을 수색하다 일기가 불순하여 구조본부가 작업을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매일 경찰들이 헬기로 정상에 투하하여 오늘도 계속 수색중이다.
반면 우리 한인산악회도 본격적으로 재미산악회의 유재일, 이정현, 재미연맹회장 고수명씨의 지시를 따르기로 하고 각 산악회에 공문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현장에 가서 가족을 만나 우선 위로의 말을 하고 마음을 굳게 가질 것을 당부했다. 아직도 희망이 있다고 안심시키고 있다. 나 역시 마음이 착잡한 마음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각 산악회는 매일 험준한 계곡을 누비며 다니고 있는데도 아무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제 2단계로 이번 주말 대한산악연맹 전원과 북미주산악회, 재미산악회, 남가주산악회, 설암산악회, 할리웃 산악회, 그밖에 많은 단체들이 동원될 예정이다.
하루 속히 실종된 고씨 가족의 슬픔을 덜어주어야 하기에 오늘도 생업을 마다 않고 수고하는 산악인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우리 한인사회가 이 한가정의 슬픔을 덜어주고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마음대로 안 되니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부인과 딸, 아들이 매일 계곡을 누비면서 “아버지”하고 찾아다니는 것을 보고 더욱 산악인으로서 마음이 괴로울 뿐이다. 이민 와서 열심히 일하고 매주 부인과 나란히 손잡고 등산을 즐기는 모범적인 가정에 하루아침에 생사를 다투는 일이 벌어져 있다. 아직도 어딘 가에는 살아 있어주면 좋으련만 너무 시간이 흘러간다.
모든 것을 동원하여 기필코 찾아야 하겠다는 결심이 서 있다. 이번 실종에 따른 앞으로의 등산객들은 산에 대한 상식을 알고자 하면 각 산악회에 문의하여 전문가의 자문을 듣고 산행을 하는 것이 자신들의 안전을 최대한 지키는 것이라 믿는다.
이번 실종된 분도 산을 많이 다닌 것으로 알고 있으나 겨울장비를 충분히 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인의 후회하는 말을 들으니 산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고 한다.
겨울산행의 장비가 다르고 봄, 여름, 가을 산마다 복장이 달라지고 모든 행동양식이 달라지는 것이 등산이 기본이라 하겠다.
다시는 이러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평생을 산과 함께 살아온 산악인으로서 이러한 내용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 우리 산악회의 김기환 선배께서 강조한 대로 산을 너무 쉽게 보지 말라는 점을 잊을 수 없다. 애타게 가장을 기다리는 가족을 위해 산악인들은 오늘도 고산에서 고생하고 있다.

이완봉 재미산악연맹 북미주산악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