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사랑, 난 그런거 몰라...”
가정 불화에 가출 탈선의 길
앳된 10대가 마약 손대기도
가정에서도 자녀 행동 주시
교회등 한인사회 관심 절실
얼른 보기에도 앳돼 보이는 김모(13)군. 어머니 없이 무직인 아버지와 함께 산지 벌써 5년인 김군은 가정의 따스한 사랑을 느껴본지도 오래됐지만 이젠 아예 무감각해질 정도다. 집에 가봐야 외톨이 신세다 보니 요즘은 혼자 사는 히스패닉 친구집에서 잠을 자는 날이 조금씩 늘고 있다.
한때 부모와 함께 정다운 생활을 누렸던 한모(16)양도 부모의 이혼 후 탈선의 깊은 수렁에서 헤어 나지 못하고 있다. 어머니는 타주로 가고 아버지 밑에서 생활했지만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마찰이 심화됐고 여기에 아버지의 재혼은 더욱 큰 반발을 불러와 가출을 거듭하다 결국 자의반 타의반 거리로 내쫓겼다. 그나마 소식을 듣고 다시 LA로 온 어머니와 결합했지만 마음속 상처는 누구도 붙잡아 줄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진 상태였고 자신을 계속 파탄의 길로 내몰고 있다.
부모의 이혼 등 가정문제로 거리를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특히 어린 김군 처럼 아직 특별히 문제될 만한 탈선은 없더라도 제대로 먹을 것도, 남들처럼 입을 것도, 용돈도 없어 밖으로만 나돌 경우 그만큼 탈선 가능성은 높아지게 마련이다.
‘젊음의 집’ 김기웅 목사는 “직간접으로 상담한 학생 가운데 10%는 집을 나와 거리를 떠돌고 있다”며 “가정불화가 가출과 탈선의 직접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정서적으로 가장 민감한 시기에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면 상대적으로 탈선의 유혹에 쉽게 현혹될 수 있으며 이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결국 마약에 손을 대고 갱단 가입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열악한 환경의 13-14세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문제발생 전에 건전한 길로 유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현 한인사회는 관심저조와 대응부족으로 사실상 무방비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젊음의 집을 비롯 일부 교회 등에서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운영중이지만 고질적인 자금난으로 기존 운영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며 학부모들 역시 이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노력보다 주변의 눈을 의식, 숨기기에 급급한 실정이어서 문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청소년 상담기관 관계자들은 흔들리고 있는 이민가정의 가치관을 바로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부부의 이혼이 아이들에게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고민해야 하며 이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항상 자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수시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교회를 비롯한 종교기관들도 탈선 청소년 선도에 일정 역할을 담당해 이들에게 소속감과 배움의 길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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