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의 수감생활 끝에 이번 주 풀려난 에릭 노드막.
귀가 늦어 야단맞을까 두려워 “홈리스가 공격” 눈물 흘리며 진술
초등학생들의 거짓말로 아동 성추행 누명을 쓴 오렌지카운티의 노숙자가 8개월의 억울한 수감생활 끝에 이번 주 풀려났다. 세 소녀들이 지어낸 거짓말로 지난 5월 7건의 폭행 및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에릭 노드막(36)은 유죄 평결을 받았을 경우 최고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지는 것은 물론 성범죄자로 등록될 수 있었다.
당시 11세였던 우드베리 초등학교 재학생 욜란다와 카틸리, 12세된 오로라는 한눈을 파느라 귀가시간이 늦어지자 부모에게 야단을 맞지 않기 위해 “공원 근처에서 홈리스 남성에게 공격을 당했다”는 생사람 잡을 거짓말을 지어냈다.
충격을 받은 부모들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가든그로브 수사관들은 공원을 배회하는 ‘아동 성추행범’을 잡기 위해 법석을 떨었다. 마침 소녀들이 묘사한 괴한과 비슷한 노숙자라는 이유만으로 노드막은 곧 용의자로 지목됐다. 욜란다는 처음 범인의 피부가 노드막보다 누랬다고 말했으나 카틸리는 그가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세 소녀의 진술은 너무나도 생생했다. 지난주 한 소녀는 샌타애나 법원에서 진술을 하면서 흐느껴 울기까지 했다. “그가 내 머리채를 잡아당겨 소리를 질렀어요. 친구들이 도와주려고 하자 그는 내 목을 조이기 시작했어요. 몸이 보라색이 되고 숨조차 쉴 수가 없었어요. 기절할 것 같았어요.”
카틸리는 욜란다를 도와주려다 자기도 머리를 잡혔다고 수사관들에게 주장했다. 오로라는 자기는 공격을 당하지 않았으며 노숙자의 엉덩이에 발길질을 해 친구들을 도왔다고 무용담을 늘어놓았다. 가든그로브 경찰과 오렌지카운티 검찰은 물론 피고도 소녀들이 실제로 공격을 당한 줄 알았다. 노드막도 자신은 범인이 아니었지만 소녀들이 사건을 꾸며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며 어이없어 했다.
그러나 세 친구 중 한명은 재판 첫날에 증언한 후 부모에게 거짓말한 사실을 고백했다. 그제야 검찰은 그가 흘린 눈물이 사건의 충격 때문이 아니라 양심의 가책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당국은 욜란다와 오로라는 허위 경찰신고 혐의로, 카틸리는 위증죄로 기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노드막은 “이런 상황에 직면할 때 홈리스라는 처지가 얼마나 무력한지 정말 무섭기 짝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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