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3년 전 텍사스 어느 교회에서 설교를 하면서 저의 친구목사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배 후 한 60대쯤 되어 보이는 여자분이 찾아오셔서 그 목사를 잘 안다면서 반가워했습니다.
20여년전 처음 이민 와서 그 목사님이 섬기는 교회엘 나갔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목사님, 참 좋으신 분이에요. 저는 그 목사님을 잊지 못해요.” 말하는 그 분의 눈언저리는 어느새 붉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제가 딸 하나 데리고 이민 와서 참 어렵게 살았습니다. 어느 주일에 제가 처음 감사헌금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100불이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이 다음날 찾아오셔서, 야단치듯 하시는 말씀이, ‘집사님, 감사헌금 하신 것은 좋은데, 헌금은 나중에 하시고, 돈을 잘 아껴서 딸 학교에 보내는데 쓰세요. 지금 어렵더라도 꼭 공부를 시켜야 합니다.’ 그리고는 그 봉투를 놓고 가셨습니다. 그 후 저는 목사님의 말씀에 결심을 하고 딸을 공부를 시켰습니다. 그 딸이 대학까지 졸업하고 지금은 학교 선생을 하고 있습니다. 결혼도 해서 아이 하나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저는 그 목사님의 마음을 지금도 잊지를 못합니다.”
감사헌금을 돌려주면서 딸 공부를 시키라고 ‘야단’치던 그 친구 목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저도 너무나 감동을 받았습니다. “감사헌금을 돌려주는 목사,...나도 너 같은 목사가 되고 싶구나!”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그러고 생각하니 또 어떤 목사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 목사는 주일예배에 나온 권사님에게 집에서 쉬라고 권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연인즉, 자그마한 식당을 운영하는 이 여자 권사님은 월요일 새벽부터 토요일 늦게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식당에서 일을 하는데, 주일에는 아주 녹초가 된 몸으로 한 시간 거리의 교회에 온다고 합니다. 하루는 너무나 지친 그 얼굴을 보고 “권사님, 오늘 같은 날은 집에서 좀 쉬시지 그래요.” 그렇게 권했다는 것입니다.
감사헌금을 돌려주는 목사, 주일에 집에서 쉬라고 권하는 목사, 뭔가 좀 잘못된 목사들 같지 않습니까? 헌금 많이 해서 더 많은 복을 받게 하는 것, 일에 지쳤더라도 죽기 살기로 교회는 빠지지 말아야 복 받는다고 가르쳐야 하는 것이 목사의 책임이 아니던가요?
글쎄, 뭔가 목회를 잘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나도 그런 목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 강한 것은, 나도 뭔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 창 순 목사 (후레스노 한인연합 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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