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반지의 제왕, 환타지와 어드벤처의 동거’
뉴욕 비평가 협회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영화’와 골든 글로브 4개 부문(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주제가상, 작곡상)을 휩쓴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The Lord of the Rings: The Return of the Kings)’.
흥행과 비평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이 영화는 올해 아카데미에서 남녀 연기상을 제외한 11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반지의 위력을 다시 한번 과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매년 작품성이 뛰어난 비 주류 영화에 상을 안겨주던 뉴욕 비평가 상이 할리우드가 제작한 ‘블록버스터’의 손을 들어줌으로서 상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 한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조지 루카스 감독이 1977년 ‘스타워즈’를 내 놓았을 당시, 전 세계는 이 영화의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과 지구 밖 우주에 신비함과 경이로움을 표하며 인간의 상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찬사를 받았다.
스타워즈가 ‘별나라’이야기라면 반지의 제왕은 지구의 중간계(Middle Earth)라는 상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절대적인 힘 ‘반지’에 얽힌 종족간의 우정과 사랑, 전쟁을 장대한 스케일로 그린 한편의 ‘서사시’이다.
영화로 불가능하다고 여긴 J.R.R 톨킨의 원작에 충실하면서 영화의 시청각적 장점을 살린 연출과 구성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난쟁이 종족인 프로도와 반지 원정대, 이들의 원정에 열광하는 관객들. 처음 1부가 나왔을 때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영화가 3부작이라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 일정 기간만 기다리면 속편을 볼 수 있다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다.
1, 2, 3편을 비슷한 시기에 제작해 놓고 1년이라는 시간의 간격을 두고 상영한 마케팅도 얄밉도록 똑똑하다.
관객들을 반지의 마법에 중독 시키고 적당량의 ‘맛보기’로 유혹하는 치밀한 전략.
현재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반지의 제왕 완결편 ‘왕의 귀환’은 1, 2편보다 전투씬이 더욱 극렬해지고 전편의 방대한 스케일과 컴퓨터 그래픽에 길들여진 관객들의 자극적인 ‘눈맛’을 맞추기 위해 기괴한 괴물이나 동화책 속에나 있을 법한 웅장한 성들이 총동원된다. 그리고 주인공이 강할수록 대비되는 악의 힘은 극명하게 뛰어나야 한다는 스토리 구도를 가지고 있다.
불의 산에 반지를 던져 버리기 위해 반지를 몸에 지니고 샘과 긴 여행을 떠나고 있는 프로도. 1, 2편이 아라곤, 레골라스, 김리 중심의 이야기라면 3편은 프로도와 샘의 스토리이다.
반지에 점점 유혹되어 가는 프로도를 관찰하는 샘의 역할이 3편에서 부각되면서 복잡한 갈등구조와 실타래처럼 얽힌 대칭 구도가 사루만의 파멸과 함께 극적으로 해소된다.
여러 가지 스토리 라인이 하나의 활시위에서 출발해 각자의 포물선을 그리며 클라이맥스로 향해 진행되는 ‘종합선물세트’ 반지의 제왕 시리즈.
전편 보다나은 속편이 없다는 몇 안 되는 할리우드 영화의 불문율을 깨트리고 연 타석 홈런을 날린 반지의 신화. 전설과 마법의 세계가 공존하는 반지 원정대 행렬의 환영을 쫓아 스크린위로 투시된 내 그림자를 찾아, 반지 원정대를 따라 긴 여정을 떠난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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