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증 뒤에 숨긴 예술의 칼날’
저 예산 영화, 독립영화라고 불리 우는 예술 영화의 선봉장 격인 김기덕 감독(44)은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독특한 영상과 시각을 통해 표출해 내는 영화계의 ‘이단아’로 통한다.
김 감독만큼 그의 작품에 열광하는 ‘매니아’와 싫어하다 못해 증오하는 ‘안티 김기덕’을 가진 이도 드물다.
이것은 어찌 보면 감독에게 확실한 자기 색깔이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 될 수도 있다.
그의 작품은 비주류에서도 비주류로 평가받는다.
일반 관객들이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정도로 서정적인 것과는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내 영화 세계에 빠져들기를 원하는 사람만 모이라는 오만한 구애의 손길을 보내는 그는 이제까지의 작품에서 나타나듯이 현실과의 타협은 애초 존재하지 않는다.
제작과 시나리오도 직접 쓰는 김 감독은 영화 ‘악어’(1996)를 시작으로 ‘야생동물 보호구역’(1996), ‘파란대문’(1998), ‘섬’(2000), ‘실제상황’(2000), ‘수취인불명’(2001), ‘나쁜 남자’(2001), ‘해안선’(2002),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2003), ‘사마리아’(2004)등 10편을 연출했다.
1년에 한편 찍기도 힘든 영화를 두 편씩 제작하는 ‘게릴라’ 감독인 그는 대부분의 작품을 2개월 안에 끝낼 정도로 순발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국에서보다 외국 특히 유럽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 감독은 다수의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을 비롯해 2001년 ‘수취인불명’으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3년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이 로카르노 영화제 황금표범상 후보와 2003 산 세바스찬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또한 ‘사마리아’가 올해 세계 3대 영화제의 하나인 베를린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인 은곰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남녀는 항상 비정상적인 사랑을 나눈다.
지배와 피지배, 종속과 비종속의 상하 주종관계가 남자와 여자를 통해 표현된다.
유독 김 감독의 영화에는 거리의 부랑아나 깡패, 무기력하고 한편으로 비열한 열등의식에 사로잡힌 캐릭터들이 식당의 ‘단골 메뉴’처럼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의 영화 속에서 여성은 성의 노리개로 전락하거나 성을 통해 비열한 거리의 뒷골목을 묘사한다.
때로는 성이 지독히 타락한 남성에게 구원의 손길을 뻗치는 이상적인 힘의 역할도 그의 영화에서는 나타난다.
일부에서는 ‘성도착증 환자’라는 비난과 함께 성을 상품화, 노리개화하는 것이아니냐는 비난들도 있다.
’성을 통한 구원’을 이룩하려는 관음증 감독 김기덕 그의 손엔 면도날처럼 예리한 예술의 칼날이 관객들의 가슴을 향해 번 듯이고 있다.
<김판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