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연/LA
친구가 가끔 하는 말이 왜 한국의 유명한 동화 얘기를 영어 연극으로 써서 공연하지 못하느냐고 묻는다. 춘향전, 흥부 놀부, 바보온달, 심청전, 김삿갓 등의 얘기를 우리가 재미있게 보는 것 같이 미국인들에게 보여주면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잘 이해 할 수 있게 하지 않겠느냐 것이다.
이제는 미국 한인 사회도 자리가 잡혔고 여기에서 낳은 아이들에게도 조국의 문명을 설명해 주고 싶고 또 미국인들에게도 우리의 문명을 자랑하고 싶다는 거다.
그 친구 말을 들으면 그런 연극을 쓰기가 힘들지 않을 것 같은데 쓰려고 하면 그것이 쉽지가 않다. 영어로 연극을 쓰는 자체도 힘들지만 또 우리의 문화적인 배경이 달라서 그 얘기를 직접 번역하면 미국사람들이 이해하기가 힘들어 한다.
가령 춘향전 얘기를 쓰면 그 시대의 정치적인 궤도와 여자의 사회적인 위치가 지금 미국 사회와 너무 차이가 있어서 그 얘기를 정서적으로 즐기기가 힘들다. 춘향전은 ‘로빈 후드’와 비슷한 점이 많은데 미국사람들이 이를 연극으로 하지 않는다.
또 흥부 놀부를 연극으로 쓴다고 해도 한국인 사회를 위해 쓰는 것과 미국관중을 위해 쓰는 데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지금 LA에 100여 개국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그들도 자기의 얘기를 전 시민이 즐길 수 있는 연극으로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연극 쓰는게 쉬운 것은 아닌 모양이다.
폴 코슬로 감독에 따르면 오는 3월 17일까지 ‘멧’ 극장 (The Met Theater)에서 공연될 ‘연꽃 아가씨’(심청전)는 중심 얘기가 인류 보편적인 감정에 어필하고 있기 때문에 불교와 유교적인 배경을 알려 주면 크게 감동할 수 있는 연극이 될 것이라고 한다. 너무 한국 고전적으로 하면 오 히려 연극이 작아질 것이라고 한다.
심청의 아버지 사랑과 심 봉사의 딸 사랑하는 것에 집중하면 어느 나라 사람이든 한국인 같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많은 한국 연극이 앞으로 미국 주류 사회에 소개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