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인, 라티노 기독교인은 우리 한국교인처럼 주일과 일요일을 구별해 부르지 않는다. 선데이, 그리고 도밍고로 ‘통일된’ 용어를 쓰고 있다. 아주 독실한 성직자라면 모를까 크리스천이라고 일요일을 ‘주일’이라고 일컫는 사람은 아마도 한국 교인들 만인 것 같다.
주일에 대형교회 목회자가 병자들 돌봐 주는 병원을 돕고 그릇된 길로 잘못 들어선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그리고 여러 사회봉사 단체들을 도와 보다 활성화 된 선교와 전도를 목적으로 LA 마라톤에 참가한다고 하여 일부 교인들에게 비판받고 있다.
주일에는 반드시 교회에 나가 예배드리고 봉사하고 묵상과 기도로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바람직한 기독교인들의 나아갈 길이요 마땅히 행해야 할 의무임에는 틀림없다. 더군다나 나 자신과 가족, 그리고 모든 일가 친척들이 주일 하루만은 일 하지 아니하고 장사하지 아니하며 온전한 안식의 하루를 보낼 수만 있다면 믿음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마라톤에 참여한다고 안식일의 의미를 훼손시킨다고 비판한다면 삶을 위해 주일마저 영업해야 하는 교인들이나 안식일에도 직장 나가야 하는 교인들은 무엇인가. 일제치하에서 절망과 패배감에 빠져있던 한민족의 희망과 자긍심을 한껏 고취시켜주었던 손기정 선수의 마라톤 우승은 1936년 6월 주일에 이루어졌는데 주일날 뜀뛰기했다고 탓하는 조선 기독교인은 없었다.그리고 2002년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주최했던 월드컵 경기에서 한국팀이 4강 문턱에서 미끄러졌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결승까지 올랐더라면 안식일을 중시하는 기독교인들은 좀 곤란했을 것이다. 결승전 날인 그 해 6월 30일 역시 주일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기독교인들은 믿음에 비해 행함이 부족한 것 같다. 교회성장이라는 명분으로 이번‘대형교회’목회자가 참여한다고 해서‘문제’가 된 마라톤은 이미 오랜 전통을 지닌 스포츠 이벤트이다. 형식 논리로 이를 비판하기보다 이번 마라톤 참여로 도움 받을 가난하고 병들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크리스천의 자세라 본다.
김도현/글렌데일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