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쿠데타의 원조니 개발독재니 해 가면서도 우리가 박정희 대통령을 그래도 긍정적으로 보는 면이 있는 것은 그가 보릿고개를 없앤 공적이 있기 때문이다. 3월 이 맘 때쯤부터다. 가을에 추수한 쌀은 설을 지나면서 동이 나버렸고 보리수확을 기다리자면 아직도 수개월이 남았는데 해는 점점 길어져 아침에 대강 먹고 저녁가지 기다리는 시간은 왜 그렇게 길었는지... 한국에 있을 때 60년대 초반까지 우리 겨레가 걸어온 모습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떠나온 한반도 이북에서는 50년 전의 그 보릿고개 모습이 지금도 그대로 남아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도대체 그 놈의 사회주의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고 김일성 부자는 무슨 일을 하고 있었기에 이 대명천지에 백성을 굶기고 있다는 말인지 울화마저 치솟는다.
핵문제가 불거진 후 작년에 국제사회의 식량 등 각종 인도적 대북 지원은 재작년에 비해 38%나 줄었고 올해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한다. 또 한국 내 사단법인 ‘어린이의 약품 지원본부’의 2003년도 북한 어린이 건강실태 보고서에 의하면 5살 이하 어린이 250만 명중 그 절반인 120만 명이 영양결핍이라고 한다. 얼마전 남북한 청소년의 키 차이가 20cm나 된다는 보도도 있었다.
물론 북한 당국자들이 식량 부족과 경제난의 심화를 자초한 책임을 면할 길이 없으며 그 때문에도 핵무기의 포기를 빨리 서두르고 제 정신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이지만 국제사회도 북한의 우리동포들이 아사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그리고 특별히 어린이들이 계속해서 희생당하는 비극을 막을 수 있도록 식량지원을 하루 빨리 재개해 줘야 한다.
그러나 국제사회에 호소하기 전에 우리 동포들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북한 주민도 우리 동포이며 영양 결핍되고 왜소해진 아이들이지만 언젠가 우리들의 사위도 되고 며느리도 될 수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때에 한국일보가 월드 비전과 손을 잡고 북한 등의 기아 아동 돕기에 발벗고 나선 일에 박수를 보낸다. 이 캠페인이 굶주린 아동들을 구하는 일 뿐 아니라 자칫 거칠고 황폐해지기 쉬운 이민자들의 마음을 사랑으로 묶게 되기 바란다.
김용현
한미평화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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