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보좌관들은 정치에 초연해야 한다. 특히 더러운 정치에는 더욱 그러하다. 헨리 키신저는 미국이 캄보디아에 비밀공습을 가했다는 보도에 화들짝 놀라 연방수사국으로 하여금 보좌관 회의를 도청하도록 했다.
또 레이건 행정부 시절 안보보좌관이던 존 포인덱스터는 이란-콘트라 스캔들과 관련한 의회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 부시 행정부의 안보보좌관인 콘돌리자 라이스는 부시 행정부의 대 테러 정책을 비판한 전 테러담당 보좌관 리처드 클라크의 증언과 책 내용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보다는 파당적 색채가 강해 오히려 자신의 평판을 더럽히고 있다.
라이스는 부시 행정부가 알 카에다의 위협에 소홀히 대처했다는 주장을 상스럽고 야비하다고 비난했다. 이는 알맹이 없는 입씨름에 불과하다. 만일 라이스가 진정으로 클라크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믿는다면 9.11 진상규명위원회에 당당히 출석해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라이스는 3권 분립을 내세워 의회의 진상규명 위원회에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샌디 버거 등 안보보좌관들이 1980년과 1997년 의회에서 증언한 기록이 있다.
라이스는 클라크로부터 받은 대외비 이메일 내용을 공개해 그의 신뢰성을 의심하면서도 자신은 진실맹세를 통한 증언을 회피하고 있다. 부시는 어제 뉴햄프셔에서 “만일 적들이 비행기를 이용해 미국을 공격할 것을 알았다면 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을 보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은 부시 행정부가 테러보다는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에 더욱 초점을 맞추지 않았느냐는 클라크의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
그의 책이 논란의 대상이 되더라도 클라크는 인정받는 대 테러 전문가이다. 클라크 개인이 문제의 핵심이 아니다. 부시 행정부가 테러 위협에 어떻게 대처했느냐가 문제이다. 라이스는 뒤에서 클라크를 비난만 할 게 아니라 국민 앞에 나와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LA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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